【서울=이코리아】18대 대선 후보 선출을 향한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야권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태세다.

 최대 관심사는 과연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야권 장외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가운데 누가 단일후보로 선출되느냐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자마자 불붙을 '단일화 전쟁'은 현재로선 승패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민주당 경선은 물론 대선 본선에 버금가는 예측불허의 혈전이 벌어져 대선 정국을 뜨겁게 달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민주당은 16일 또는 23일(결선투표시) 당 대선후보를 확정한다.

 현재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누적 득표율 50.38%)가 오는 16일 마지막 서울 순회경선에서도 1위를 유지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관심은 문 후보가 누적 득표율 50% 이상을 유지,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지에 모아진다.

 결선투표가 이뤄진다면 결과를 속단할 수 없겠지만 그럴 경우에도 현재로서는 문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민주당 경선이 끝나는대로 며칠 내에 안 원장은 출마 여부를 직접 밝히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속단할 수는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의 출마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만일 문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고 안 원장이 출마를 선언한다면 둘의 단일화 대결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상 다자구도에서는 안 원장이 문 후보에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문 후보가 민주당 경선을 거치면서 만만치 않은 추격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양자대결에서는 엎치락뒤치락 하는 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의 7일~10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에서 문 후보는 안 원장과의 야권후보 단일화 양자대결에서 39.5%로 안 원장(37.1%)에 앞섰다. 오차범위(±2.5%포인트) 내이지만 문 후보가 양자대결에서 우위를 보인 것은 처음이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의 8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는 문 후보가 36.9%의 지지율로 안 원장(42.5%)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졌고, 한겨레신문·한국사회여론연구소 8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7%p)에서는 민주당 후보(42.6%)가 안 원장(40.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R&R) 8일 조사(표본오차 95% 순뢰수준에 ±3.1%p)에서도 안 원장 43.0%, 문 후보 40.4%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여기에 리얼미터의 11일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44.2%로 안 원장(34.5%)과의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2.5%p)를 벗어나 9.7% 포인트나 앞서는 결과까지 나오는 등 문 후보의 상승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재 여론이 이달 말 추석 전후까지 어떻게 흘러갈지가 일차적으로 단일화 승부를 가를 바로미터가 된다.

 우선 문 후보로서는 민주당 후보로 선출될 경우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를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당내에서의 위상도 수직상승할 뿐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이 여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후보 선출 직후 추석 전까지 1~2주간의 행보에서 유권자들에게 어떤 비전을 호소력 있게 선보일지가 지지율 견인에 핵심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잡음과 이에 따른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 거세지는 당 쇄신론 등 혼란 양상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도 관심사다.

 문 후보가 당 쇄신과 정치개혁 등에 있어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당을 끌고 간다면 상승세를 탄 지지율이 한번 더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후보가 확정되면 경선에 참여했다 낙선한 다른 후보 측 지지자들까지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문 후보의 컨벤션효과·쇄신책 등에 맞설 안 원장의 무기는 출마 선언이라는 이벤트 그 자체다.

 안 원장 측은 안 원장이 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나는대로 '며칠 내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경선 종료 직후가 아닌 며칠의 여유를 둔 것은 민주당 대선후보 확정자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할 경우 여론의 관심은 급속도로 안 원장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출마 선언을 하지도 않은 채 잠행을 이어 온 상태에서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필적하는 유력한 후보 지위를 유지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식 출마 선언이 이뤄지고 대선 행보를 본격화한다면 '안풍'(安風)이 거세게 몰아칠 수도 있다.

 일부 여론조사의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 지지층의 경우 안 원장보다 상대적으로 문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문 후보의 최근 상승세에 이른바 새누리당 지지층의 '역(逆)선택'이 다소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 후보의 양자대결 지지율에 일종의 거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승부는 야권후보 단일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안 원장은 일반 여론조사 방식이 유리한 반면 조직력이 중시되는 현장투표나 모바일투표에서는 문 후보가 유리하다.

 어떤 방식을 어떤 비율로 조합할지와 함께 구체적으로는 여론조사의 질문 내용을 어떻게 할지, 단일화 시기는 언제로 잡을지 등이 모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문 후보 측과 안 원장 측은 단일화 방식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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