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1.62포인트(0.89%) 하락한 2397.70으로 장을 시작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1.62포인트(0.89%) 하락한 2397.70으로 장을 시작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두 달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가 12월 들어 주춤하고 있다. 증시 반등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도 둔화되는 모양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01포인트(0.62%) 하락한 2419.32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93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149억원을 순매도했으나, 개인투자자가 3022억원을 순매수하며 추가 하락을 막아냈다.

국내외 통화긴축 강화로 인해 지난 9월 30일 2155.49까지 추락했던 코스피는 10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속도조절을 언급한 지난 1일에는 장중 2500선을 돌파하는 등 호조를 보여 왔다. 이 기간 코스피를 끌어올린 것은 ‘바이코리아’로 전환한 외국인 투자자다. 실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0월 3조3106억원, 11월 3조9114억원 등 두 달간 총 7조222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올해 3분기까지 외국인이 매도한 금액(12조3291억원)의 58.6%에 해당한다. 외국인이 매수세로 전환하면서 코스피도 두 달 만에 324.35포인트(+15.05%)나 올라 지난 1일 기준 2479.84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1조1286억원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지난 2일과 5일, 2거래일간 645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때문에 잠시 2500대 돌파를 넘봤던 코스피도 다시 2400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일각에서는 지난 두 달간 이어졌던 외국인의 ‘바이코리아’를 추세적 매수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근본적인 재평가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 중국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해외 자금이 저평가된 반도체·2차전지 관련주에 집중되면서 증시가 반등한 것이기 때문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대신해서 한국에 유입됐던 자금은 차익실현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코스피지수 조정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또한 “주력인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외국인 매수가 이어졌다”며 “추세적 매수세가 더 이어진다고 보는 건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에 영향력이 큰 외국인의 투자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준비 중이다. 실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릴레이 세미나’에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상장증권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은 금융당국에 인적사항 등을 사전 등록하고 투자등록번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제도는 지난 1992년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투자를 허용한 뒤 30년간 유지돼왔지만, 글로벌 금융규제와의 정합성이 떨어져 자본시장 선진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앞으로 정부는 외국인ID 제도를 폐지하고, 외국 투자자들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개인 여권번호와 법인 LEI 번호 등을 이용해 우리 자본시장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일 열린 ‘2022 한국ESG기준원 우수기업 시상식’에서도 대규모 상장사를 중심으로 오는 2024년부터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영문 공시를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경우 외국인 주주 비중이 상당히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적시에 제공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시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정보접근 환경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는 6일 낮 1시 현재 전일 대비 18.05포인트(-0.75%) 하락한 2,401.27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연말까지 이어지며 국내 증시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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