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켓몬스터 누리집
= 포켓몬스터 누리집

[이코리아] 18일에 발매된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최신작 '포켓몬스터 스칼렛, 바이올렛'이 3일 만에 천만 장이 판매되었다. 닌텐도는 이 수치가 닌텐도의 모든 소프트웨어 중 발매 3일 간 가장 높은 판매량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작품에 동물 학대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신작에 추가된 기능에는 야생 포켓몬을 포켓몬 배틀로 쓰러뜨리면 털, 발톱 등 그 포켓몬과 관련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유실물’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런데 고래를 모델로 만들어진 포켓몬 ‘우락고래’ 에게서 나오는 유실물이 고래기름인 점이 논란이 된 것이다. 

일본은 2018년에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탈퇴하는 등 상업 포경을 고집하고 있어 국제적으로 비판받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고래를 모델로 한 포켓몬에게서 고래기름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이런 일본의 상업 포경을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모든 이용자가 공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도 플레이 가능한 게임인 포켓몬에 포켓몬을 직접 사냥해 해치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아이템의 이름 하나로 동물 학대를 언급하는 것은 과다한 확대 해석이라는 것이다.

고래기름이 아이템으로 등장한 것을 두고 포켓몬 시리즈 전체를 동물 학대로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1996년에 발매된 포켓몬스터 레드&그린 = 게임프리크 누리집
1996년에 발매된 포켓몬스터 레드&그린 = 게임프리크 누리집

1996년에 닌텐도 게임보이에서 처음으로 발매된 포켓몬 시리즈는 전 세계 미디어 믹스 총매출 1위의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했지만, 야생 포켓몬을 잡아 배틀을 시킨다는 설정 때문에 투견, 투계 등과 같은 동물 학대 논란이 일었다.

2012년에는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PETA’가 같은 해 발매된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 2’의 발매일에 맞춰 비난 성명을 내기도 했다. PETA는 성명서를 통해 “실제 세상에서 많은 동물이 그런 취급을 당하는 것처럼, 포켓몬도 인간 노리갯감 또는 실험 대상처럼 물건 취급을 당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PETA는 포켓몬들이 인간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맞서 싸우는 내용의 패러디 게임 ‘포켓몬 블랙 앤 블루’를 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PETA의 이런 주장은 그리 큰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포브스는 포켓몬 만화영화가 인간과 포켓몬의 우정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포켓몬과 인간이 동등하게 다뤄지고 있는데 PETA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실의 동물들에 대한 구호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가상의 생명체에 대해 동물 학대를 주장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이후에도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포켓몬과 동물 학대를 연관짓는 목소리 역시 함께 등장하며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포켓몬 애니메이션의 초창기 각본가 ‘슈도 타케시’ 역시 이런 포켓몬의 기본 설정에 부정적이었다. 타케시는 인간이 포켓몬을 이용해 배틀을 하는 것을 동물학대라고 생각했으며, 포켓몬이 인간에게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는 내용의 충격적인 결말을 구상한 적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타케시는 이후 팬들이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순수하게 즐기는 것을 보고 이런 결말을 내는 것을 포기했고,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위한 만화로 이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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