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사진=뉴시스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앞다퉈 사우디 정부·기업 등과 잇따라 수소 프로젝트 관련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사우디는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에서 수소 수출국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초청된 기업들의 가장 큰 접점은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기업들로, 향후 사우디와 수소경제 협력에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사우디 투자부와 한·사우디 투자포럼을 열고 스마트시티, 수소, 화학, 농업, 제약 등 전면적 협력 기반에 대해 논의했다. 

사우디 정부가 탈석유를 위한 친환경 미래도시 구상인 ‘네옴시티’를 비롯해 화학·수소·전력·제약·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우리 기업과 사우디 정부 간 협력 양해각서(MOU)가 6건 체결됐고, 우리 기업과 사우디 기업, 기관 사이에 체결된 협력 양해각서도 17건이 된다.

대부분 MOU 체결이라 구체적인 금액은 나오지 않았는데,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이날 사우디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기업들과 총 300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단일 외국인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에쓰오일 2단계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에쓰오일과 국내 건설사 간 EPC 계약, 현대로템과 사우디 투자부 간 네옴(Neom) 신도시 철도 협력, 키디야(Qiddiya), 홍해(Red Sea) 지역 미래도시 건설에 최첨단 3D 모듈러 공법 적용 협력, 국내 5개 건설사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그린 수소 등 신에너지 협력 등 26개의 계약 또는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날 투자포럼에 참가한 기업들 중에 상장사로는 삼성물산, 한국전력, 대우건설, 효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코오롱글로벌 등이 있다. 주로 에너지, 환경, 인프라 분야 MOU 체결이 많고, 바이오나 게임과 같은 분야에서도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 중 삼성물산·포스코·한국전력·한국남부공사·한국석유공사 등 5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사우디국부펀드(PIF)와 그린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 MOU를 맺고 수소분야 협력에 나선다.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시에 39만6694㎡ 규모의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 공장을 짓고 20년간 운영하는 사업이다.

건설 기간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로 그린수소·암모니아 연간 생산량은 120만톤(t), 협약 액수는 65억 달러(약 8조5000억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5개사는 컨소시엄을 구현해 빠르면 이달 PIF로부터 사업 정보를 공유 받아 예비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고 내년 1분기 사업 타장성 조사와 사업 참여 조건을 PIF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한국전력은 별도로 ACWA전력과 그린수소·암모니아 협력 MOU를 맺고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현대로템 등은 사우디의 수소차와 수소트램 등 수소모빌리티 분야에서 이미 협력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사우디 철도청에서 추진하는 2조5000억 원 규모의 네옴 철도 협력 MOU를 맺었다.

또 사우디 철도청에서 운영 중인 디젤기관차를 대체할 차세대 수소기관차를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역시 지난해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오일뱅크가 블루수소 생산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SK 역시 수소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는 사우디와 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데, 김동관 부회장이 지휘하는 한화솔루션은 2조원대 투자를 통해 태양광에서 그린수소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두산의 경우도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력과 풍력, 수소로 사업구조를 전환했고, 애초 강점이 있는 원전 사업에 있어서도 사우디와의 향후 협력 가능성이 열려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사우디 투자부와 사우디 현지에 정밀화학 생산 거점을 구축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정밀화학은 동아시아 1위 암모니아 유통 기업으로, 현재 사우디로부터 연간 50만톤, 약 5000억 원 규모의 암모니아를 수입하는 최대 바이어다. 

한편, 정부의 수소 로드맵에 따르면 국내 수소 수요 또한 기존 산업용 연료 위주에서 수송과 전력 부문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될 것이며, 2020년 대비 2050년에는 약 5.8배 규모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 경제 전환을 위해 넘어야 할 것은 수요 증가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수소 수요는 연간 78EJ(석유 132억 6000만 배럴)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수소가 주로 산업용 원료로써 활용되고 있지만, 수소 활용 분야의 기술 발전과 더불어 수송과 전력 부문에서 수소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탄소중립연구본부 수소경제연구팀장은 18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이번 한·사우디 투자포럼으로 향후 안정적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할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안정적 수소공급망 구축을 주요 에너지 정책목표로 선정한 만큼 이번 한·사우디 포럼을 통해 수소공급을 경제성 좋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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