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지의 소설 '진술'을 동명 희곡으로 각색한 '김유리'에서 철학교수 역의 포빌라스 부르디스. 
하일지의 소설 '진술'을 동명 희곡으로 각색한 '김유리'에서 철학교수 역의 포빌라스 부르디스. 

[이코리아] 국내 작가의 소설이 외국에서 연극으로 절찬리에 상연돼 화제다. 

하일지의 소설 '진술'을 동명 희곡으로 각색한 '김유리'가 리투아니아 국립극장에서 올해 9월에 초연됐고, 10월 재공연, 12월 3차 공연을 앞두고 있다.

작가 하일지는 프랑스 푸아티에 대학 불문학석사, 리모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0년 소설 '경마장 가는 길'로 일약 유명 작가가 됐다. 이후 12권의 실험적 장편소설과 미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발표한 영시집 '시계들의 푸른 명상(Blue Meditation of the Clocks)'과 '내 서랍속 제비들(Les Hirondelles dans mon tiroir)', 철학서 '나를 찾아서'를 출간했다. 

하일지의 장편소설 '진술'(문학과 지성, 2000)은 한 철학교수가 살인혐의로 체포되어 밤새 진술한 내용의 기록이다. 질문은 없고 오직 대답으로만 구성된 이 작품에서 피의자의 진술이 계속되면서 충격적이고 애처로운 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밝혀진다. 

이 작품은 국내 출간 후 스페인과 리투아니아에서 각각 번역 출간(2011, 2016)되어 호평받았다. 리투아니아 국립극장에서는 이 작품(Parodymai: 리투아니아어 제목)을 모노드라마로 각색하고 제목을 '김유리'로 개명해 공연 중이다. 

소설 출간 후 저자가 희곡으로 각색한 이 작품은 고(故) 박광정의 연출과 배우 강신일 주연으로 2002년 동숭아트센터에서 초연되어 연극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박광정의 타계와 강신일의 암투병으로 장기 공연이 중단됐다. 

그러다가 리투아니아어로 출간된 이 희곡 작품을 리투아니아를 대표하는 국민적 연극인 다이니우스 리스케비시우스(Dainius Liskevicius)가 연출하고, 포빌라스 부드디스(Povilas Budrys)가 주연을 맡아 상연하면서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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