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중 핀테크기업 비중 추이. 자료=한국은행
카드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중 핀테크기업 비중 추이. 자료=한국은행

[이코리아] 국내 카드사들이 공동 추진 중인 ‘오픈페이’ 서비스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우리카드가 참여를 결정하면서 카드업계가 탄력을 받게 됐지만, 오픈페이가 기존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우위에 설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픈페이는 한 카드사의 간편결제 앱에서 다른 카드사의 결제 및 부가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은행권의 ‘오픈뱅킹’과 유사한 개념이다. 점차 성장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카오·네이버·토스 등 빅테크에 밀리고 있는 카드사들이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사업으로, 이르면 이달 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간편결제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카드사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일평균 1.3조원) 중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39.1%에서 올해 상반기 45.1%로 6.0%포인트 증가했다. 카드 정보를 스마트폰 등에 저장해 두고, 거래 시 지문인식 등의 간편인증수단을 통해 결제하는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는 편의성을 중시하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선호되는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중 카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중 핀테크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한 비중은 지난 2020년 60.8%, 2021년 상반기 63.0%, 2021년 하반기 65.0%, 올해 상반기 66%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향후 성장성이 높은 간편결제 시장을 빅테크에 내주게 되면 카드사의 수익원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각자 결제앱을 출시해 고객 확보에 나섰지만,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편의성과 범용성이 뒤떨어져 경쟁이 어려웠다. 하지만 하나의 앱에서 여러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오픈페이가 출시되면 빅테크와의 간편결제 플랫폼 대결에서 이전보다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우리카드의 참여 결정으로 오픈페이는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당초 오픈페이는 신한·KB·롯데·하나·BC·NH농협 등 6개 카드사만 참여해 ‘반쪽짜리’라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자체적인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와 금융통합플랫폼 ‘모니모’를 운영 중인 삼성페이,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준비 중인 현대카드, 대형사로의 고객 유출을 우려한 우리카드 등이 빠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카드가 오픈페이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반쪽짜리’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잦아들게 됐다. 현대카드 또한 아직 참여를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여신금융협회 모바일협의체 중 오픈페이 관련 전문분과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최근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가 오픈페이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빅테크 간편결제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하락해 고객이 이탈할 경우, 오픈페이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빅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일일 활성 이용자(DAU)는 18일 기준 31만8058명으로 일주일 전(45만1587명) 대비 13만명(△29.6%) 이상 감소했다. 

다만 아직 업계 2·4위인 삼성·현대카드의 참여가 불확실하다는 점, 시장점유율이 높은 대형카드사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 카드사별로 오픈페이 서비스 시작 시점이 달라 초기 불편이 예상된다는 점 등은 변수다. 곧 출시될 오픈페이가 우려를 극복하고 빅테크 간편결제 플랫폼의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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