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아트 대표로 음악을 통해 다양한 친환경 퍼포먼스 시도

쓰레기를 피아노에 넣는 퍼포먼스가 있는 즉흥곡 '인간'을 선보이는 이승규 크리에이티브 아트 대표 겸 유니크 총괄 작곡 대표. 사진=크리에이티브 아트 
쓰레기를 피아노에 넣는 퍼포먼스가 있는 피아노 모음곡 '인간'을 선보이는 이승규 크리에이티브 아트 대표 겸 유니크 총괄 작곡 대표. 사진=크리에이티브 아트 

[이코리아] 쓰레기와 클래식 연주.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상황을 예술로 승화시킨 사람이 있다. 환경을 주제로 하는 예술적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는 이승규 작곡가다. 이승규 작곡가가 대표인 크리에이티브 아트는 창의적 예술을 꿈꾸는 공연기획단체다. 지난 2018년 시작으로,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음악과 다양한 스토리를 접목해 관객에게 새로움을 전달하고 예술가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승규 대표는 음악가로서 최근 환경과 예술을 접목하는 활동을 통해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했던 2년여의 시간 동안 예술활동 자체가 불가능했다. 더불어 늘어나는 일회용품 쓰레기를 보며 본격적으로 환경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면서 "기후위기와 관련해 인간이 해왔던 불편한 진실들을 알게 됐고, 이후 음악과 접목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은 그의 음악관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에는 인간으로 인해 생존의 위기를 겪는 동물을 주제로 한 피아노 모음곡 '잃어버린 동물의 사육제'도 만들었다. 

최근에는 버려진 농약 분무기를 재활용해 만든 첼로로 연주하는 ‘유니크 첼로 콰르텟’ 첼로 4중주단 창단을 기획했다. 유니크는 전문 연주자들이 재활용 악기로 환경 보호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코리아>는 “마음의 쓰레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물질적 쓰레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이 대표를 만나 환경과 예술을 접목한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 ‘잃어버린 동물의 사육제' 중 '인간'의 연주영상을 봤는데, 쓰레기를 피아노에 넣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쓰레기와 예술의 접목에 대해 지역 예술계와 관객들 반응은 어떤가?

먼저 놀랍고 신기하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감동을 받았다, 눈물이 났다, 뭐라 형용할 수 없다 등등의 다양한 반응을 주셨다.

'잃어버린 동물의 사육제' 총 8곡 중 마지막 곡 '인간'은 반드시 즉흥곡으로 연주한다. 피아노에 쓰레기를 넣는 퍼포먼스와 연주 공간의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연주를 한다. 쓰레기 위치와 물질이 다르기 때문에서라도 기존 준비한 곡을 연주하기는 사실 어렵다. 

'인간'은 즉흥이라는 예술적 요소와 피아노에 쓰레기를 넣는 퍼포먼스를 통해 변질된 소리, 즉 쓰레기로 인해 파괴된 지구를 상징한다. 기괴하고 우울하며 소름 끼친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통해 모든 것이 인간이 지구에 저지른 만행인 것과 지금이라도 인간이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하고 싶었다.

피아노 모음곡 '잃어버린 동물의 사육제' 중 '인간' 연주 중 피아노에 쓰레기를 넣는 퍼포먼스 중인 이승규 작곡가. 사진=크리에이티브 아트
피아노 모음곡 '잃어버린 동물의 사육제' 중 '인간' 연주 중 피아노에 쓰레기를 넣는 퍼포먼스 중인 이승규 작곡가. 사진=크리에이티브 아트

지난 9월 23일에는 ‘박멸’이라는 주제로 연주를 했다. 물질의 쓰레기를 넘어 마음의 쓰레기를 해결하자는 주제로 연주했다. 관객이 박멸하고 싶은 주제를 종이로 쓰고 쓰레기통에 넣으면 연주자는 물질의 쓰레기와 마음의 쓰레기를 뒤섞어 연주를 한다. 마지막에는 마음의 쓰레기를 찢어버리고 관객을 향해 날리는 것으로 공연은 마무리된다. 

피아노에 이물질을 넣는 것은 ‘프리페어드피아노’라고 하는데 이미 50여 년 전에 미국 작곡가 존 케이지가 완성했다. 당시에는 건반악기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닌 타악기, 현악기로 피아노를 이해하는 것으로 했지만 저는 쓰레기와 피아노라는 개념을 이용했기에 새로운 예술적인 시도라고 생각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실험창제작에 선정된 쓰레기와 프리페어드 피아노 연구와 워크샵에서는 유리·금속·나무·플라스틱·섬유 등의 물질과 피아노가 만났을 때 어떤 소리가 나오는지에 대한 발표를 했다. 이런 체계적인 노력과 연구 덕분에 다양한 퍼포먼스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승규 대표가 기획, 제작한 '유니크 첼로' 모습. 재활용 쓰레기와 연습용 첼로를 결합했다. 사진=크리에이티브 아트 
이승규 대표가 기획, 제작한 '유니크 첼로' 모습. 재활용 쓰레기와 연습용 첼로를 결합했다. 사진=크리에이티브 아트 
유니크 첼로 콰르텟. 사진=크리에이티브 아트
유니크 첼로 콰르텟. 사진=크리에이티브 아트

- 최근에 재활용 쓰레기와 연습용 첼로를 결합한 유니크 첼로를 만드셨더라. 관련해 환경 캠페인도 진행한 걸로 안다. 

스테인레스 스틸 농약분무기와 연습용 첼로를 결합한 ‘유니크 첼로’를 제작했다. 유니크 첼로 4대를 제작해 콰르텟(4중주)을 구성했다. 유니크는 세상에서 들을 수 없는 유니크 첼로만의 독특하고 소리와 시각적 작품을 대중들에게 알릴 목적으로 만들었다. 앞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과 기후변화의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 전달할 계획이다.  

-유니크 첼로 제작에 있어 어려움은 없었나? 예를 들면, 재활용 악기인 첼로 소리에 대한 의구심이라든지 말이다. 

당연히 의구심이 들었다. 현악기를 새롭게 만드는 개념이라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고 조언도 받기 어려웠다. 물질과 현악기에 대한 이해 또한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하다 보니 실패도 여러 번 있었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특히 어떤 소리가 나올지 도저히 상상이 안 돼서 어려웠다. 하지만 함께 작업을 했던 주홍, 고근호(강철과 알루미늄 면재를 색칠해 조립하는 팝아트 조각가) 작가께서 열심히 도와주셨기에 완성할 수 있었다. 또 유니크첼로를 연주해주는 콰르텟 단원 분들이 있었기에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 

-환경단체와의 협업도 활발할 것 같다. 

지난달 15일 광주에서 ‘지구를 구하자’ 주제로 연 창단 연주회때 광주환경운동연합과 협업을 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환경단체와 적극적으로 함께 하고 싶다.

-크리에이티브아트의 향후 계획 및 목표에 대해 말씀해 달라. 

현재 쓰레기를 재활용한 유니크 바이올린을 제작 중이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라 실패할 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 

결국 내가 말하고 싶은 ‘쓰레기’는 자신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또한 마음의 쓰레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물질적 쓰레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도 이야기하고 싶다. 마음의 쓰레기의 해결은 자기성찰과 수신이다. 결국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 시키고 바라봐야 기후위기 또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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