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의 운송 저장 활용.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그린수소의 운송 저장 활용.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한국 최대 규모의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 2022’가 지난 8월31일부터 9월3일까지 4일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K-Battery 2022’ 전시회와 동시에 개최되었다. 전시회를 방문한 누적관람객수는 약 3만명으로 전년대비 11%나 증가하여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네덜란드,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상당한 규모의 국가관을 구성하여 자국의 수소에너지 기업을 소개하고,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수많은 한국기업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수년전 전국에 겨우 10여개 정도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현재 137개 이상으로 확대되었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밀도의 수소충전소들을 보유하고 전세계 수소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수소충전에 대한 규제도 완화되어 한국가스안전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교육을 이수한 운전자는 휘발유처럼 수소의 셀프 충전이 가능하다.

일반 충전은 수소 1㎏당 8800원이지만, 셀프 충전 가격은 이보다 400원 저렴한 ㎏당 8400원이다. 수소를 40,000원 정도 충전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인 412km를 넘는 500km 정도를 달릴 수 있다. 다만 승용차는 4분, 대형버스와 대형트럭은 13분 정도의 다소 긴 충전시간은 단점이나 리튬망간이나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에 비교하면 충전시간은 상당히 짧다.

부생수소의 활용을 설명하는 모형.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부생수소의 활용을 설명하는 모형.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수소경제를 설명할 때 흔히 사용되는 부생수소는 석유화학공정이나 제철공정에서 폐가스형태로 발생하는 수소를 말한다. 부생수소는 부산물로 발생하기 때문에 생산단가는 판매가의 4분의 1인 kg당 2,000원 이하로 상당히 저렴하다. 그레이수소는 메탄가스와 고온의 수증기에 촉매반응을 통하여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것인데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의 생산방법을 개선한 것인데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탄소배출을 줄였다.

한편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수력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하면서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공정을 통하여 생산된 수소이다. 현재 해외에서 생산된 블루수소나 그린수소와 같은 청정수소를 질소가 결합된 암모니아(NH3) 형태로 변환하여 해상으로 운반하거나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암모니아는 유독성이 있지만 통상적인 압력에서 영하33도면 액화가 가능해 저장이나 운송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연료전지를 사용한 발전 및 난방시스템.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연료전지를 사용한 발전 및 난방시스템.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국회는 2019년 국회 내부에 소수충전소를 개설했고, 2021년 세계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으며 수소충전소와 수소트럭을 보급하기 위하여 노력중이다. 또한 환경부는 2021년 11월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서 이미 블루수소나 그린수소와 같은 청정수소 자급률을 2030년까지 34%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한편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선박업계는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선박용 수소저장탱크의 표준을 제안하기도 했다.

수소경제를 위하여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다양한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SK는 액화플랜트 구축과 연료전지발전 확대를 위하여 18조원, 현대차는 수소차 설비투자 및 충전소 투자에 11조원, 포스코는 부생수소 생산 및 수소환원제철 개발에 10조원, 한화는 그린수소 생산과 저장에 1조원을 투자하며 효성은 액화플랜트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에 1조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회에서 포스코는 철강기업답게 제철과정에서 코크스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기술에 방점을 둔 모형을 선보였다. 포스코는 ‘Canbas’라는 전동카트도 선보였는데 이 카트는 수소연료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를 동시에 탑재하고 70km의  속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드론.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드론.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SK E&S는 전문적인 에너지 기업답게 수소를 생산, 저장, 운송, 활용하는 전과정을 모형으로 알기 쉽게 보여주었다. 특히 SK의 수소모빌리티는 향후 드론 등을 활용한 항공배송에 수소를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효성그룹은 1조원 정도 투자되는 액화수소처리시설 건립현황을 소개했다. 한편 두산은 수년전부터 수소탱크를 탑재한 드론을 여러 차례 소개했는데 이번 전시회에서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트라이전' 연료전지시스템을 선보였다. 연료전지시스템에 공급된 수소는 태우는 것이 아니고 수용액에서 전자를 교환하는 산화·환원반응으로 열에너지와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물을 배출한다.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두산밥캣은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전기지게차를 출시하여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수소전기트럭청소차.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수소전기트럭청소차.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현대자동차는 이번 전시회에서 ▲수소전기버스 경찰버스 ▲수소전기트럭 청소차, 살수차 등 청소 특장차 ▲수소 멀티콥터 드론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다양한 업체들이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획득하는 장비들을 출시하여 많은 관심을 끌었다. 연계하여 개최된 K-Battery 2022전시회에서는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도 출시되었는데 슈퍼커패시터를 사용한 휴대용배터리가 필자의 주목을 끌었다. 이제품은 무게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불과 5분만에 전체 용량의 80%를 빠른 속도로 충전할 수 있었다. 또한 최근 캠핑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인산철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간 계속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향하면서 저렴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수년전부터 지속된 수소경제에 대한 정부와 학계, 산업계의 다양한 연구와 개발에 대한 노력은 한국을 세계적인 수소강국으로 도약시킨다는 원대한 계획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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