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과 유심핀. 사진=픽사베이
유심과 유심핀. 사진=픽사베이

[이코리아] 스마트폰 한 대로 전화번호 2개를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심(embedded SIM, eSIM) 서비스가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이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SIM(Subscriber Identification Module)이다.

이심은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사용하는 유심(USIM)과 같은 역할을 한다. 다만 유심은 스마트폰에 칩을 삽입해 사용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이심을 사용할 때는 이심을 탑재한 스마트폰 외에는 준비물이 필요 없다.

이심을 내장한 스마트폰은 설정 전에는 통화나 인터넷 이용이 불가하다. 자급제폰을 처음 구매했을 시와 같은 상태다. 여기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한 뒤 통신사로부터 받은 QR코드를 스캔해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유심을 사용할 때와 같은 환경이 된다.

스마트폰과 이동통신사를 변경할 때 유심을 다시 구매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단, 이심은 재활용이 불가능해, 기변 시마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향후 기술 발전으로 재활용이 가능해질 여지는 있다.

새 스마트폰에서는 기존 이심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새로 받은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된다. 이심 사용료는 2750원으로, 유심 평균가격 7700원보다 저렴하다.

심 교체 방식 비교.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 교체 방식 비교.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심의 진가는 활용도에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이심 내장 스마트폰들은 듀얼심(이심+유심)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전화번호 2개를 사용하며, 일상용·업무용, 국내용·해외용 등 용도를 구분해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심 대중화가 늦은 편이다. 해외에서는 2020년 12월 기준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이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보다 앞서 이심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삼성이 오는 26일 발매 예정인 갤럭시Z폴드4, 갤럭시Z플립4는 이심 서비스를 지원한다. 삼성은 갤럭시S20부터 이심을 탑재할 수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기능을 제한해왔다. 애플의 경우 2018년 출시한 아이폰XS부터도 이심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국내 이심 도입이 더뎠던 배경에 대해서는 통신사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소극적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10년간 유심 판매로만 1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만큼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이심 서비스가 대중화되면 통신사 간 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번호이동 개통 시 유심을 배송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폰 제조사가 유심 슬롯을 제거하고 그 공간만큼 배터리 용량을 늘리거나, 방수 기능을 개선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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