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의 잎과 열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딸기의 잎과 열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코리아] 국지적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긴 장마 기간이 끝나고 푹푹 찌는 불볕더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덥고 습한 여름 날씨는 견디기 힘들지만 달콤한 복숭아와 시원한 수박처럼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은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만들어 준다. 보통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딸기는 나무가 아닌 풀에 달리는 열매로서 보통 봄에 나오지만, 여름에 열매를 맺는 딸기도 있다. 그중 하나가 오늘 소개할 산딸기이다.

딸기 중에서 나무에 달리는 딸기를 영어로 ‘라즈베리(raspberry)’라고 하는데, 산딸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딸기 중 하나로 케이크, 음료수, 잼, 젤리 등의 첨가물로 널리 활용하고 있다.

산딸기의 꽃봉오리.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딸기의 꽃봉오리.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딸기라는 이름은 산에서 자라는 나무딸기 종류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산딸기는 2~6개의 흰색 꽃이 피고 붉고 알알이 모인 형태의 열매가 여름의 푸르른 숲에서 유독 돋보인다.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줄기와 잎에는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많이 있어 성급하게 다가갔다가는 자칫 상처를 입기에 십상이다.

가시를 피해 빨갛게 알알이 맺힌 열매를 손으로 떼어내면 가운데 오목하게 파인 형태가 눈에 띈다. 보석이 모인 것처럼 영롱한 형태의 열매는 모양도 아름답지만, 입에 넣었을 때 톡톡 터지는 식감과 달고 상큼한 맛이 정말 매력적이다. 

산딸기꽃.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딸기꽃.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딸기와 유사하지만, 울릉도에서 주로 자라는 섬나무딸기가 있다. 섬나무딸기라는 이름은 섬에서 자라는 나무딸기 종류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언뜻 보면 섬나무딸기는 산딸기와 매우 유사하다. 잎이 손바닥처럼 갈라지는 모양과 꽃이 달리는 모양, 그리고 열매의 형태까지 비슷하다.

그러나 섬나무딸기의 가장 큰 특징은 산딸기에 있는 가시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울릉도라는 섬 지역에 적응하여 포식자의 위협이 적다 보니 억세고 단단한 가시를 만들 필요가 없어서 가시없는 형태로 진화하지 않았나 싶다. 덕분에 섬나무딸기는 산딸기처럼 긁히거나 다칠 위험이 적어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섬나무딸기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로서 가치가 높은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진 산딸기 잎.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진 산딸기 잎.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딸기 줄기와 잎 뒷면의 가시.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딸기 줄기와 잎 뒷면의 가시.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딸기와 유사한 나무딸기로 곰딸기가 있다. 곰딸기라는 이름은 털끝에 샘이 달린 형태의 샘털로 뒤덮인 모습이 검게 보여서 유래된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산딸기와 비슷하게 억센 형태의 가시도 있지만, 그보다는 가는 털 모양으로 끝이 붉은 샘털이 줄기와 잎, 그리고 꽃받침까지 식물체 전체를 뒤덮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털로 뒤덮여 있어 손으로 만지면 보송보송할 것 같지만 억센 가시가 군데군데 있어 조심해야 한다. 산딸기, 섬나무딸기와 다르게 꽃잎이 작고 나뭇잎 3장이 한 몸을 이루는 겹잎의 형태를 띤다. 열매도 산딸기와 섬나무딸기에 비해서는 다소 작지만, 맛과 식감은 매력적인 나무이다.

곰딸기 열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곰딸기 열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곰딸기 꽃받침의 샘털.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곰딸기 꽃받침의 샘털.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곰딸기 줄기의 샘털과 가시.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곰딸기 줄기의 샘털과 가시.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딸기, 섬나무딸기, 곰딸기는 모두 우리 숲과 산림을 구성하고 맛있는 열매를 제공해 주는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한 산딸기의 재배 기술과 신품종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햇빛을 좋아하는 특징으로 임도 옆이나 탐방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산딸기 3형제를 만난다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성어린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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