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기. 사진=픽사베이
중국 국기. 사진=픽사베이

[이코리아] 중국 게임업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규제 강화로 인한 내수시장 위축에 따른 것이다.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 등 해외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지난 21일 홍콩 일간지 SCMP에 따르면, 중국 음악영상출판협회 게임출판위원회는 상반기 중국 게임산업 국내외 합산 매출이 전년비 1.8% 줄었다고 발표했다. 게이머 수도 6억6657만 명에서 6억6569만 명으로 감소했다.

중국 게임산업 매출과 게이머 수가 줄어든 것은 협회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이래 처음이다. 이에 관해 SCMP는 “세계 최대 게임시장의 무한 성장 시대가 끝났음을 암시한다”고 평가했다.

게임산업 업황 둔화는 내수 규모 축소에서 비롯됐다. 중국 내 매출은 전년보다 4.2% 줄었다. 2020년에는 30.4% 증가했지만, 지난해 8.3%로 성장세가 더뎌지면서 내수시장 위축 조짐이 보였다.

역성장 배경에는 게임 규제 강화가 있었다. SCMP는 “중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규제를 시행했고, 지도자들은 게임이 중국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은 ‘온라인게임 이용 규제’와 ‘판호(서비스 허가권) 발급 조절’에 나선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게임사들이 온라인게임에 청소년 이용시간과 이용 가능 콘텐츠를 제한하는 모드를 마련하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시간을 주 3시간 안팎으로 통제하고 있다. 해당 규제로 인해 청소년은 금·토·일요일과 법정공휴일 각각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씩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당시 중국 정부는 규제 강화 배경에 대해 “온라인게임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성년자들이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져들고 있다”며 “청소년들의 학습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학부모들의 요구도 있었다”고 밝혔다.

판호 발급도 2018년부터 줄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는 발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판호가 없으면 게임 안에서 유료 콘텐츠를 판매할 수 없다.

중국의 판호 발급 건수는 2017년 9368건에서 해마다 감소 중이다. 2018년 2064건, 2019년 1570건, 2020년 1405건, 2021년 755건이다. 올해는 현재까지 172건에 그친다. 중국 게이머 수가 7억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신규 게임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중국 게임 판호 발급 추이. 사진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 콘텐츠 산업동향 보고서
중국 게임 판호 발급 추이. 사진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 콘텐츠 산업동향 보고서

게임 판호를 조절하는 까닭은 시장을 통제 가능한 규모로 축소하기 위해서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게임사 약 1만4000곳이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에는 1만8000곳이었다.

중국 게임사들은 내수시장 규제로 인한 성장세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음악영상출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비 6.2%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SCMP는 “고령화, 경기 둔화화 맞물린 가혹한 규제는 산업 지형을 변화시켰다”며 “텐센트·넷이즈·호요버스 등 대기업들은 서둘러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게임사는 한국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텐센트코리아는 지난 18일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로 가입했다. 텐센트는 크래프톤과 넷마블을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모회사 카카오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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