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기. 사진=픽사베이
중국 국기. 사진=픽사베이

[이코리아] 국산 IP를 활용한 게임이 오랜만에 중국에서 판호를 취득했다. 다만 현지 게임사와 협력한 성과이기 때문에, 양국 간 게임 수출·수입 불균형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기는 아직 이르다.

◇’이터널리턴: 인피니트’ 중국 서비스 예정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자국 게임 67종에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했다고 13일 밝혔다. 국가신문출판서는 중국에서 게임 규제 및 판호 발급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현지에서는 판호가 없으면 게임 안에서 유료 콘텐츠를 판매할 수 없다.

중국은 2018년부터 판호 발급 수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는 발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발급한 판호는 2020년의 절반 수준인 755건(외산 76건)에 불과했다.

발급을 재개했지만 낙관할 수준은 아니다. 중국 내 게임 이용자가 지난해 기준 7억 명을 넘는 점을 감안하면 67종은 비교적 부족한 편이다. 한국에서는 월간 약 100개의 게임이 출시된다.

올해 판호 발급은 이번이 세 번째다. 게임 판호를 조절하는 까닭은 시장을 통제 가능한 규모로 축소하기 위해서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게임사 약 1만4000곳이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에는 1만8000곳이었다.

이번에 판호를 취득한 게임 중에는 ‘이터널리턴: 인피니트’가 눈에 띈다. 해당 게임은 국내 게임사 님블뉴런의 서바이벌 게임 ‘이터널리턴’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다.

이터널리턴은 서브컬처풍 그래픽과 배틀로얄 시스템으로 한때 주목받았던 게임이다. 이용자는 외딴섬 루미아에서 다른 이들을 쓰러뜨리고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터널리턴: 인피니트는 중국에서 외자판호가 아닌 내자판호를 받았다. 내자판호는 자국 게임에만 발급하기 때문에, 님블뉴런이 현지 게임사와 협력해 개발했을 것으로 보인다.

◇외자판호 받아도 현지 유통사와 수익 공유 불가피

국산 IP를 활용한 게임이 판호를 취득한 것을 중국 문호개방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어렵다. 외자판호는 여전히 발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 간 게임 수출·수입 불균형은 2018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외자판호를 받은 게임은 최근 5년간 4종뿐이었다.

향후 외자판호 발급을 재개해도 ‘퍼블리싱(유통)’ 문제가 기다린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업계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현지 퍼블리셔로부터 규제 준수에 도움을 받지만 서비스 수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의 이런 무역 기조는 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14일 기준 중국 앱스토어 매출 순위 100위 안에 든 게임 중 해외 퍼블리셔는 슈퍼셀과 블리자드뿐이다. 이 중 슈퍼셀은 중국 텐센트 자회사다. 사실상 해외 개발사의 직접 서비스 가능성은 요원한 셈이다.

한편 중국 게임사들도 판호 발급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화웨이개발자연맹과 아이리서치가 발간한 ‘2022 모바일앱 해외 진출 트렌드 통찰 백서’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의 80.9%는 해외에 진출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