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조진성 기자 =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38개 종목 중 절반인 20개 종목에 우리나라 기업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육상, 체조 등 소위 비인기종목부터 양궁 등 효자 종목까지 다양한 종목을 지원하고 있다.

우선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룹과 계열사가 함께 다각적으로 양궁을 지원한다. 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평소에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책이나 스피커 등을 개인적으로 선물할 만큼 양궁에 대한 관심이 크다.

지난 7월에는 햇빛에 노출되는 고교 선수 16명에게 시력보호를 위한 선글라스를 선물했는데, 이를 계기로 협회에서는 올해 안에 전국 초·중·고 학생 선수 모두에게 선글라스를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장비 개발 등 양궁 경쟁력 강화를 위해 1985년부터 투자해온 규모만도 300억원이 넘는다.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도 각각 남녀 실업팀을 운영 중이다.

한화는 화약기업답게 사격을 후원한다.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로서 사격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2009년에는 전자표적지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등 투자를 지속 중이다. 현재 사격 실업팀 갤러리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팀 소속인 한진섭 선수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이후 12년 만에 남녀 동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핸드볼은 SK가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SK는 메인스폰서로 '핸드볼코리아리그'를 후원하고 있으며 유망주 장학금 지급, 유소년 발굴 및 육성, 심판·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핸드볼 저변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한진은 40년 넘게 한국 탁구 발전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1973년 창단한 대한항공 여자실업팀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탁구 실업팀이다. 2008년 대한탁구협회 회장에 조양호 회장이 취임하면서 한국 탁구계는 세계 최강인 중국을 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선수, 지도자, 심판 양성을 위한 투자와 함께, 탁구 강국인 중국, 스웨덴과의 교류도 추진 중이다.

삼성은 대표적인 비인기종목 육상에 투자하고 있다. 2000년 삼성전자 육상단을 창단하고 남녀 장거리팀과 경보팀을 운영 중이다. 이번 아시아경기대회 육상 기대 종목 경보의 국가대표 박칠성 선수 등 7명의 선수를 배출하였다. 또 공식 스폰서가 아님에도 매년 대한육상연맹에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효자종목'인 레슬링은 대한레슬링협회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이건희 삼성 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발전을 지원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1983년 창단해 올해로 31년된 삼성생명 레슬링팀은 국가대표 사관학교로 불리기도 한다.

이밖에 '자전거매니아'로 유명한 구자열 회장이 이끄는 LS그룹은 사이클을, 승마협회 회장사인 한화는 승마 발전을 지원 중이다. 포스코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 시절부터 대한체조협회와 인연을 맺고 있는 체조계의 든든한 '30년 지기'다. 체조협회에 지원하는 금액만 매년 7억원에 달한다. LG는 리듬체조 발전을 돕는다.

이용우 전경련 상무는 "펜싱, 하키, 럭비 등 평소에는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많은 종목에도 기업들은 팀 운영, 협회 지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해 오고 있다"며 "기업들의 지원이 그간 땀 흘린 선수들의 노력에 보탬이 돼 이번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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