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국민 백신 4차 접종 확대 방안이 논의 되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백신접종 현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국민 백신 4차 접종 확대 방안이 논의 되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백신접종 현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4차 접종 대상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4차 접종 시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반면, 4차 접종의 실익이 분명하지 않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국내 발생 1만8317명, 해외 유입 194명 등 총 1만8511명으로 집계됐다. 불과 2주 전인 지난달 23일 신규 확진자 수가 7497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는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재유행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 또한 재유행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4차 접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방역상황의 변화에 따라 4차 접종 관련 사항을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라며 “논의 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4차 접종에 관련된 사항들이 결정되면 구체적인 접종계획과 일정에 대해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유럽·미국, 4차접종에 회의적인 이유는?

4차 접종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면역효과가 크게 하락한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재유행을 막기 위한 추가 접종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실제 이스라엘 연구진이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완료자 4868명을 조사한 결과 접종 6개윌 뒤 IgG(면역글로불린G) 수치가 크게 하락하고 중화항체가 약 78%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감소폭이 더욱 컸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각국 보건당국의 4차 접종에 대한 태도는 부정적이었다. 반복된 추가접종이 오히려 면역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변이에 대응해 개발한 백신의 추가접종이 오미크론 변이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거란 예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셰바 메디컬 센터가 지난 1월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직원을 대상으로 화이자·모더나 백신 4차접종을 실시하고 약 1~2주 후 조사한 결과 항체는 증가했어도 오미크론 예방효과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유럽·미국 등에서는 아직 특정 연령대 이상의 고령층에 대해서만 4차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 및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지난 4월부터 8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4차 접종 필요성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정상 면역 기능을 가진 60~79세 성인은 백신의 면역효과가 상당히 약화되고 있다는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또한 50세 이상, 12세 이상의 면역저하자,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만 4차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  미국 CDC,  "4차접종 신중하게 결정해야" 권고

반면 4차 접종의 효과를 지지하는 연구결과도 적지 않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는 지난 5월 NJEM에 게재한 논문에서 4차접종의 보호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지난 1월 10일부터 3월 2일까지 60세 이상 125만2331명을 대상으로 4차접종 효과를 분석했는데, 4차접종군의 확진율은 10만명당 177명으로 3차접종군(361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또한 4차접종군의 중증화율도 10만명당 1.5명으로 3차접종군(3.9명)과 큰 격차를 보였다. 또한 이러한 보호효과는 4차접종 후 6주가 지났을 때까지도 약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 클래릿 연구소가 지난 4월 같은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결과 또한 4차접종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내용이다. 연구소는 3차접종 후 4개월 이상 지나 4차접종을 받은 60세 이상 18만명을 분석했는데, 4차 접종 후 7~30일간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42%, 유증상 감염 55%, 입원 68%, 중증화 62%, 사망 74%의 예방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소는 “화이자 백신의 4차 접종은 4개월 전 3차접종을 받은 사람의 코로나19 관련 위험을 단기적으로 줄이는데 효과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실제 4차접종 대상 확대를 고민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마크 버틀러 호주 보건장관은 7일(현지시각) 현재 50세 이상으로 제한된 4차접종 대상 범위를 30~49세로 확대하라는 호주면역기술자문위원회(ATAGI)의 제안을 수락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에 특화된 신형 부스터샷이 아직 개발 중인 만큼 4차접종 확대 실시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미국 CDC는 지난 5월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지침에서 “향후 코로나19 신종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백신이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며 4차접종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권고했다. 실제 화이자·모더나 등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 중으로, 이르면 올가을쯤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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