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제1차 게임문화포럼 참석자들이 토론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한국콘테츠진흥원 채널
2022년 제1차 게임문화포럼 참석자들이 토론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한국콘테츠진흥원 채널

[이코리아] 국내 게임사들의 게임 접근성 확보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배려를 위해 각계에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게임 등 디지털콘텐츠에서의 접근성이란 장애인과 고령층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2년 제1차 게임문화포럼을 온라인으로 6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장애인체육단체, 학계, 업계 인사들이 참석해 ‘모두를 위한 게임문화, 장벽은 없다’를 주제로 장애인 e스포츠 및 게임 접근성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 장애인 수는 2020년 기준 약 263만 명이다. 총 인구 5182만 명의 5.1% 수준이다.

WHO 통계를 보면 전 세계 장애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5%인 12억 명으로 추산된다. 한국도 WHO의 장애인 유형 구분을 적용하면 사실상 1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발제를 맡은 대한장애인체육회 전선주 실장은 e스포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실장은 “e스포츠에 다양한 장애 유형을 고려해야 하고, 장애 유형별 게임 등급분류 제도도 필요하다”며 “장애학생체전과 전국체전, 아시안게임과 패럴림픽 등에서 장애인 e스포츠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경기 동두천 양주교육지원청 김상민 특수교사의 제언이 이어졌다. 그는 장애학생을 지도하는 교사 입장에서 게임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장벽을 허물기 위한 의견을 공유했다.

김 교사는 “장애학생이 게임에 쉽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보편적으로 디자인한 게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위해 게임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불필요한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봐야 한다”며 “하드웨어는 장애 유형과 신체 특성을 고려해야 하고, 소프트웨어에서는 접근성 설정 옵션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게임 컨트롤러 모양의 휠체어에 캐릭터가 탑승한 모습. 사진=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컨트롤러 모양의 휠체어에 캐릭터가 탑승한 모습. 사진=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접근성도 중요하지만 이용자들의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스마일게이트 정책협력실 한세웅 부장은 자사에서 서비스하는 PC MMORPG ‘로스트아크’의 사례를 들었다.

로스트아크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이용자가 어우러졌던 유명한 사례가 있다. 한 청각장애 이용자는 다음 난이도를 함께 공략할 구성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는데 다른 이용자들이 선뜻 나서 도왔다는 것이다.

한 부장은 “이 사례에서 우리가 주목한 점은 이용자들이 스스로 다른 이용자를 도왔다는 것”이라며 “좋은 인프라나 장애인을 위한 게임도 필요하겠지만, 모두가 게임을 동등하게 즐길 수 있다는 인식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게임산업협회 최승우 국장은 업계 전반의 노력에 대해 알렸다. 그는 “업계가 접근성 개선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고위험 고수익 산업적 특징 때문에 신경쓰지 못하는 곳들도 있다”며 “하지만 크래프톤, 넥슨, 스마일게이트가 자사 게임에 색약모드를 지원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곽혁수 팀장은 정부의 게임 접근성 관련 정책 현황을 소개했다. 곽 팀장은 “전선주 실장이 말한 것처럼 장애유형에 따른 등급분류 등이 부족하다는 것에 공감해, 올해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고, 이를 기반으로 논의가 발전할 수 있을 듯하다”며 “앞으로 게임과 이스포츠, 나아가 콘텐츠 전 분야에서 장애인의 향유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