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나무의 나무모양. 출처=들꽃 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오리나무의 나무모양. 출처=들꽃 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코리아] 우리나라에서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가 지나자마자 전국적으로 폭우가 내리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었다. 큰비가 내리는 장마 기간에는 하천을 따라 물이 범람하면서 하천 주변의 민가에 큰 피해를 가져오기도 한다.

하천 주변은 일 년 내내 토양에 수분이 많아 뿌리 호흡이 어렵기 때문에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그중 오늘 소개할 오리나무는 습기가 있는 하천 주변과 산지에서 자랄 수 있는 대표적인 우리 나무 중 하나이다.

길쭉한 오리나무의 잎.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길쭉한 오리나무의 잎.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오리나무라는 이름은 5리(약 2km)마다 심어 이정표로 삼은 나무라는 뜻의 ‘오리목(五里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오리나무는 어린나무일 때 햇빛이 부족한 그늘에서도 잘 견디며, 추위에도 강하고 바닷가에서 잘 자라는 뛰어난 적응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생장이 빠르고 키가 20m까지 자라며 수명이 긴 특성으로 인해서 과거 전국적으로 마을 주변에 널리 심은 것으로 생각된다. 경기도 포천 관인면 초과리에는 수령이 약 230년, 키가 약 22m, 나무 둘레가 3.4m에 달하는 오리나무가 있는데 천연기념물 제555호로 보호되고 있다.

오리나무의 나무껍질.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오리나무의 나무껍질.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오리나무와 유사하지만, 산의 계곡부에서 만날 수 있는 물오리나무가 있다. 물오리나무라는 이름은 염료로 쓴다는 뜻의 ‘물갬나무(물감나무)’ ‘물’에다가 ‘오리나무’를 붙여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산에서 자라기 때문에 ‘산오리나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길쭉한 잎과 갈라진 나무껍질이 특징인 오리나무와 달리 물오리나무는 둥근 잎과 매끈한 나무껍질이 특징이다. 또한, 나무껍질이 갈라진 모양의 물오리나무는 산에서 자라며, 추위와 건조에 잘 견디는 강점이 있어 전국적으로 사방조림용으로 많이 심어져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무이다.

계곡 옆에 자라는 물오리나무.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계곡 옆에 자라는 물오리나무.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물오리나무의 나무껍질.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물오리나무의 나무껍질.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물오리나무와 함께 사방조림에 널리 활용되어 온 사방오리라는 나무가 있다. 사방오리는 나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래나 흙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하는 사방공사에 쓰는 오리나무 종류라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사방오리는 바닷바람과 공해에 대한 저항성이 크고 생장 속도가 빠른 강점이 있지만, 추위에 약해서 주로 남부지방에서 활용되고 있는 나무이다. 사방공사에 활용성이 높아 원산지인 일본에서 1940년경 도입되어 활용되었다. 사방오리의 잎은 오리나무와 비슷하게 길쭉한 모양을 띠고 있지만, 잎의 개수가 더 많고 톱니가 날카로운 것이 특징이다. 

사방오리의 잎과 어린열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사방오리의 잎과 어린열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사방오리의 겨울눈(잎눈과 꽃눈).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사방오리의 겨울눈(잎눈과 꽃눈).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오리나무, 물오리나무, 사방오리는 나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정표, 염료, 사방공사 등 우리들의 삶 속에 깊숙이 맞닿아 있는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다가오는 무더운 여름, 마을 주변이나 도로변에서 우리 숲을 지키고 있는 오리나무 3형제를 만난다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성어린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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