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서 진행한 스타트업 지원 포럼.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다음에서 진행한 스타트업 지원 포럼.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지난 6월 16일부터 17일 한국무역협회와 KDB산업은행이 주최하는 '넥스트라이즈(Nexrise) 2022 서울'이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올해 전시회는 작년보다 큰 규모로 310개의 스타트업과 이들을 지원하는 대기업들이 참가했다.

스타트업 컴퍼니는 설립한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며 이 단어는 필자의 사무실이 있던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났다. 필자는 올해초 구글 본사 인근의 플러그 앤 플레이 테크센터(Plug & Play Tech Center)를 방문했는데 새로운 기술로 시장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다양한 국적의 기업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필자가 최근 접촉한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서울역, 강남, 여의도 등 여러 공유 사무실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꿈꾸기고 있었다. 넥스트라이즈 전시회는 스타트업과 벤처투자가 또는 앤젤캐피털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수많은 외국기업들이 참가하여 한국에서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주요한 특징이었다.

무역협회의 스타트업 브랜치.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무역협회의 스타트업 브랜치.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글에서는 전시회에서 주목받은 스타트업 기업들과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하여 살펴본다.

코로나19의 감소세로 바이오헬스분야 출품기업의 인기는 감소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은 치료나 예방을 위하여 네스프레소형 캡슐, 젤리형태로 제작하는 알약, 수면유도 드링크, 인도네시아 음식에 대한 조리방법을 정리한 콘텐츠, 수경재배모듈, 광촉매를 사용한 공기청정기 등을 선보이며 투자를 받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가상화폐 루나의 폭락사태 이후 핀테크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지만,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주식 주문 플랫폼 등은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콘덴츠분야는 창의력이 풍부한 젊은이들이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이다. 토이푸딩은 이미 2,660만명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지만 더 많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었고, 메타버스 기술로 무장한 여러 기업들도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로봇이나 제조분야는 최근 금리인상과 물가상승으로 인한 투자시장이 위축되자 실물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이 새롭게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분야이다. 이 분야를 지원하는 현대자동차는 지난 2020년 인수한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로봇개를 출시하며 세계 정상 수준의 기술력을 뽐냈다. 다양한 스타트업은 로봇개처럼 정교한 로봇보다는 해양오염 정화로봇, 초저가형 장애인 활동보조장비, 점자를 쉽게 배우도록 도와주는 키보드 등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었다.

엘지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내장된 컨셉트카.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엘지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내장된 컨셉트카.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자율주행자동차와 이차전지는 스타트업 뿐 아니라 수많은 대기업들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분야이다. LG그룹은 실감형 엔터테인먼트 장비가 탑재된 자율주행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LG그룹은 전국의 GS칼텍스주유소의 지붕을 도심형 모빌러티 탑승장으로 활용한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거대한 전기자동차는 스타트업들이 쉽게 만들지 못하지만 시동없이 냉장차량의 온도를 제어하는 배터리장치나, 음파의 진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다양한 스피커들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스타트업들이 증가한 것은 올해 전시회의 특징이었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티셔츠는 이미 우리들의 일상에서 보편화되었다.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동물분뇨나 폐목재를 열원이나 퇴비로 활용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일부 스타트업은 폐플라스틱을 전선의 피복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투자자를 찾는 네덜란드,싱가폴, 일본, 인도네시아 스타트업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투자자를 찾는 네덜란드,싱가폴, 일본, 인도네시아 스타트업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원하는 대기업의 프로그램도 전시회에서 소개되었다. 비교적 많은 눈길을 끈 것은 현대자동차의 제로원(Zero1ne), 엘지그룹의 슈퍼스타트(Superstart), KT&G의 상상플래닛, 농심의 테크업플러스 등이다. 현대자동차의 지원은 AI, 스마트 모빌러티, 스마트시티, 신에너지, 로봇분야에 집중되었다.

LG그룹은 도심형모빌리티나 수경재배 등의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스타트업 오픈스테이지 밋업’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의 북미혁신센터(NOVA)는 작년 10개사에 2,000만달러를 지원하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KT&G의 상상플래닛에는 애견전문기업 등 다양한 스타트업이 입주공간을 지원받고 있다고 한다. 농심의 지원은 푸드테크에 집중되는데 수제맥주, 설탕으로 만드는 놀이도구 등 다양한 식품업체들이 총3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다고 한다.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과기정통부는 '2002년 K-글로벌 스타트업 공모전'을 통하여 32개팀 이상을 지원한다.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무역협회는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코엑스 2층에 ‘스타트업 브랜치’라는 공간을 마련하고 스타트업들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피칭센터, 라운지, 회의실, 카페테리아 등이 이곳에 준비되어 있다. 준정부기관인 창업진흥원은 '스타트업 넥스트콘' 등의 행사를 통하여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스타트업 육성은 지자체들도 게을리하지 않는데 서울시는 '트라이에브리싱 2022'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경기도는 옛 경기도청사에 '따뜻한 혁신파크'를 조성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변모시킬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경기창업경제혁신센터는 매년 혁신스타트업을 선발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는 프랑스의  '에꼴(Ecole) 42‘ 등을 벤치마킹하여 ’경기파란학교‘의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송도지역을 바이오기업의 요람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인천시는 바이오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업체당 1,500만원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도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하여 여러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출품은 하지 않았지만 구글도 서울시 강남구에 스타트업 캠퍼스를 재개관했고, 네이버는 D2스타트업 팩토리를 운영하면서 AI, 로보틱스 분야에서 협력으로 시너지를 확대할 기업을 찾고 있다. 신한금융은 '2002 히어로 IR데이'를 개최하며 올해도 5억원의 상금을 내걸고 스타트업을 후원한다. 농심이 식품분야의 기업을 지원하는 반면, 롯데슈퍼는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를 통하여 유통분야에서 협력할 업체들을 찾는다.

금리상승과 물가인상으로 일부 스타트업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스타트업들은 아이디어나 기술력, 성실성으로 무장하고 세계시장을 무대로 역량을 펼치기 위하여 오늘도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대기업들의 스타트업과 협력하기 위한 노력은 이들의 성장에 주요한 영양분으로 작용할 것이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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