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픽사베이
노트북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픽사베이

[이코리아] 게임당국의 미심의 성인게임 차단에 논란이 일고 있다. 단속이 잠잠했던 상황에서 돌연 제재가 잇따라, 기조 변화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게임업체 A사는 게임유통플랫폼 스팀에서 자사 성인게임의 한국 서비스 중단한다고 27일 공지했다. 전날에는 B사도 자사 성인게임에 같은 취지의 공지를 게재했다. 두 업체의 게임은 국내에서 심의를 받지 않고 유통되던 상태였다.

A사는 “한국 정부에서 몇몇 성인 게임을 제재하고 있다”며 “업데이트를 앞두고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지원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B사는 “스팀에서 구하기 힘든 게임이 됐다”며 “이런 일이 발생했지만 한국어를 계속해서 지원하고, 다른 스토어에서 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 성인용 콘텐츠는 아직 사회적 낙인에서 온 장애물을 많이 넘아야만 한다”며 “그렇다고 좋은경험을 만들며 전달해주는 우리를 멈추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게임업체들의 한국 서비스 중단 소식이 잇따르자, 국내 게이머 커뮤니티 루리웹·인벤 등에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게임위는 게임 등급을 분류하고, 불법게임물 유통을 단속하는 공공기관이다.

이번 논란은 그간 곯마 있던 ‘등급분류 미심의 게임 차단 정책 문제’가 터지는 계기가 됐다. 미국·유럽·일본 등에서는 민간에서 자체 심의하지만, 국내에서는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정부에서 성인게임을 규제해왔다.

국내에서는 미심의 게임 유통이 줄곧 불법이었다. 그동안은 대형 퍼블리셔 위주로만 단속하고, 영세업체들의 게임은 방치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에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게임위의 A·B사 게임 차단이 전체 성인게임 적극 제재를 시작하는 신호탄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스팀 내에 ‘성인’ 태그가 붙은 게임은 3000개가 넘는다.

다만 게임위가 전체 성인게임을 일일이 검토할 가능성은 낮다. 현 인력만으로는 모든 성인게임을 조사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차단도 직접 나서 적발한 것이 아니라 민원을 바탕으로 착수했다.

게임위는 해당 게임들을 제재할 때 ‘한국어 지원’과 ‘심의 통과 가능성’을 살폈다. 한국어를 지원하면 국내에서 영업할 의사가 있다고 본 것이다. 또 심의를 거친다고 가정해도 등급분류 거부 판정받을 게임들이었다.

한편 게임위는 지난해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 등 모바일 P2E게임 등급분류를 취소할 당시에도 사후에 조치했다. 구글·애플·원스토어 등이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인 데다, 앱마켓에서 유통되는 게임이 80~90만 개를 넘어 사실상 전수조사가 불가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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