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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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엔데믹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자제품 유통점과 제조사들에 재고가 늘고 있다. 제조사들은 악성재고 처리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현지에서 TV 등 가전제품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스트바이·월마트 등 미국 최대 유통점들은 악성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도 기획 중이다.

포브스는 “지난 3개월간 내구재 소비는 최대 2% 감소했지만, 여가문화 지출은 3% 증가했다”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물류 문제로 공급이 수요에 못미쳤는데, 지금은 반대로 필요 없는 재고로 가득 차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자제품 제조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재고 회전(판매와 보충)에 평균 94일이 걸렸다. 역대 최장이며 평상시보다는 2주가량 길었다. LG전자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구재 소비심리 위축 요인으로는 크게 ‘엔데믹’과 ‘물가 상승’이 꼽힌다.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정점에 가전을 교체했고, 현재는 사무실로 복귀하고 야외활동에 나서면서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물가도 치솟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현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비 8.6% 상승했다. 4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일 정도로 이례적인 현상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섰지만 당장은 물가 하락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0~30%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지난 27일 삼성전자 분석 보고서를 통해 “VD(영상디스플레이)와 가전 부문 실적은 경기 둔화에 따른 출하량 부진과 인플레이션 영향에 의한 원가 상승으로 이익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실적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가 제품 판매량은 경기와 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TV 시장 규모는 지난 1분기에도 전년비 4.9% 감소했지만, 프리미엄 TV 제품군 중 하나인 QLED는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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