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과업적 요소 예시. 사진=
반응과업적 요소 예시. 사진=세대를 연결하는 게임 디자인 가이드: 50대 이상 게임 이용자를 중심으로

[이코리아] 게임 접근성 개선을 위한 업계의 노력이 주목받는다. 마이크로소프트·소니 등 글로벌 콘솔게임사들은 전용 컨트롤러와 주변기기를 만들어 장애인 게이머를 포용하고 있다.

다만 노화로 인해 자연스레 시·청력과 인지능력이 떨어진 장년층은 시장에서 소외받는 실정이다. 콘솔게임기 차원의 지원만으로는 게임 난이도를 조절할 수 없는 탓이다.

청년들은 부모세대가 즐길 것 같은 장르로 흔히 ‘고스톱·포커류’과 ‘매치3 퍼즐’을 떠올린다. 실제로 빅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50대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위 3개 모바일게임은 모두 고포류와 매치3 퍼즐이었다.

이 같은 장르의 게임이 장년층의 눈에 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모든 세대가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은 없는걸까.

최근 이런 고민을 학술적으로 풀어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카이스트·연세대학교 연구팀과 캐어유·하트버스는 지난 3일 위키독스를 통해 온라인 책 ‘세대를 연결하는 게임 디자인 가이드: 50대 이상 게임 이용자를 중심으로’를 발간했다. 가격은 무료다.

연구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지원받아 책을 펴냈다. 컴퓨터공학·심리학·게임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참고해야 할 사항들을 담았다.

연구팀은 우선 ‘난이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땅굴이 5개인 두더지게임을 디지털로 구현한다면, 두더지가 0.6초 이상 화면에 보여야 전 연령층이 반응할 수 있다.

게임을 구성하는 시청각 요소별 디자인도 신경써야 한다. 중요한 캐릭터와 오브젝트는 눈에 잘 띄어야 하고, 귀에 거슬리거나 지나치게 반복적인 사운드는 자제해야 한다. 연구에 협조한 시민들은 좋은 예로 ‘워드타워-세계여행’과 ‘꿈의 집’을 꼽았다.

게임 내 인지 및 운동 요소에서는 버튼의 조작법과 기능에 대한 설명서를 제공해야 한다. 요구하는 과업은 최대한 단순해야 하고, 멀티태스킹은 피해야 한다. 긍정적인 사례로는 ‘나홀로 홀인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밖에도 ‘규칙이 있는 게임은 팁을 반복해서 제공할 것’ ‘생소한 외국어나 외래어 사용을 지양할 것’ 등을 조언했다. 앞서 소개한 ‘꿈의 집은’ 가이드를 충족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끝으로 “시니어 집단이 게임을 하는 가장 큰 동기는 치매 예방”이라며 “게임 플레이 및 디자인 요소와 치매 예방 사이의 원리를 밝힐 수 있다면, 차후 시니어 게임 시장의 성장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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