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비트코인 시세 및 거래량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최근 3개월간 비트코인 시세 및 거래량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이코리아]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친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지표와 통화긴축 전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는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조성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잇단 악재에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가치, 17개월 전으로 회귀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서비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13일부터 1조 달러(약 1290조 원)를 밑돌고 있다.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이 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17개월 만이다.

가상화폐 시장 약세 요인으로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와 ‘금리 인상’이 꼽힌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비 8.6% 상승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41년 만에 최고치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 대책으로 금리를 0.75%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현할 시 1994년 이래 최고 인상률이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은 이런 강경책에 설득력을 높인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은 대중과 기관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 이때 위험자산부터 처분하게 되는데, 가상화폐와 증권이 대표적이다. 특히 가상화폐의 경우 지난달 ‘테라-루나 사태’로 위험자산이라는 인식이 기저에 더 깊숙이 자리잡은 상황이다.

게임사가 발행한 가상화폐도 예외는 아니다. 게임업계는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현실의 화폐보다도 가치 변동성이 낮다고 주장하지만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블록체인을 접목하지 않은 게임 내 경제와 비교해도 안정성이 떨어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게임사 가상자산 엑시인피니티의 가격은 최고점 대비 90% 줄었다. 국내 게임사 가상자산 위믹스·마브렉스·네오핀·보라·씨투엑스 등도 하락세다.

◇블록체인 게임 사업, 부정적인 인식도 변수

넥슨이 추구하는 블록체인 생태계 모델. 사진=유튜브 NDC 채널
넥슨이 추구하는 블록체인 생태계 모델. 사진=유튜브 NDC 채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이런 불확실성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까지 개발자 콘퍼런스 NDC22에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을 정도다.

전통적인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시선도 변수다. 확률형아이템에 이어 블록체인 게임이 국내 게임업계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모양새다.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업계가 평판 제고를 위해 어린이재활병원과 야구단을 운영하는 등 노력도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재는 블록체인 게임이 모두 해외를 겨냥한 사업임에도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넥슨 강대현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 8일 블록체인 게임을 주제로 한 NDC22 강연에서 “최근 예기치 못한 부정적인 이슈로 블록체인 게임에 회의적인 시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게임사들이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할 수 있게 된다면 부정적 인식 해소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세가·팀17·GSC게임월드 등이 팬들의 반발로 블록체인 게임이나 NFT 프로젝트를 취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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