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삼성, 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이 앞다퉈 투자 계획을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기업 친화’ 움직임에 따라 재계 역시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기업으로서는 투자할 자금이 충분히 있으니 관련 경영 환경을 정부가 지원해달라는 무언의 신호로 해석된다.

삼성은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은 24일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라는 제목으로 이러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등을 기대하는 삼성이 투자 계획을 밝힌 측면이 있다는 뒷말도 나온다. 

이에 뒤질세라 현대차·롯데·한화그룹도 앞다퉈 투자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는 친환경 사업 고도화와 자율주행을 포함한 국내 미래 모빌리티 사업 등에 2025년까지 총 6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16조2000억원,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계획으로 보인다.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과 고객 서비스 향상에도 38조원을 투입한다.

롯데는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5년간 국내 사업에 37조원을 투자한다. 신성장 사업으로 꼽고 있는 ‘헬스 앤 웰니스’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공장 신설에 1조원을 투자하고, 롯데렌탈은 8조원을 들여 전기차 24만대를 도입한다. 화학 사업군에서는 롯데케미칼이 5년간 수소 및 전지 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 이상을,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과 범용 석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7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는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에 총 37조6000억원(국내 20조원)을 투자한다. 태양광·풍력 등의 에너지 분야에 4조2000억원, 수소 혼합연소 기술 상용화와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사업 분야에 9000억원, K-9 자주포 해외시장 개척을 포함한 방산·우주항공 분야에 2조6000억원을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 이들은 신규 인력 채용 계획도 내놨다. 삼성은 8만명을 새로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고, 한화는 2만명 이상의 새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K·LG‧GS그룹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LG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에 106조원을 투자하고, 매년 1만명 이상을 직접 채용한다. 우선 미래성장 분야에 43조원을 투자하며,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또한 엘지화학은 양극재, 분리막, 탄소나노튜브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 2026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SK그룹은 향후 5년간 247조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2026년까지 △반도체 및 소재 142조2000억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67조4000억원 △디지털 24조9000억원 △바이오 및 기타 12조7000억원 등을 투자한다. 총 투자금 대비 90%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등 이른바 ‘BBC’로 몰렸다.

GS그룹은 2026년까지 5년간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21조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이 기간에 2만20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덧붙였다. 부문별로 보면 GS칼텍스 석유화학 소재 사업 확대와 GS에너지 친환경 에너지 신기술·해외 자원개발 투자, GS EPS와 GS E&R의 신재생 발전 투자 등 에너지 부문에 총 14조원, GS리테일 매장 확대와 디지털화와 신사업 성장 가속화 등 유통·서비스 부문 3조원, GS건설·GS글로벌의 신성장 사업과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건설·인프라 부문 4조원 등이다.

이외에도 포스코·현대중공업그룹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등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국내에만 3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요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철강 사업에서는 친환경 설비 도입과 기술력 강화 등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 또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등 미래소재 분야와 에너지 등 친환경 인프라 분야에도 5조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향후 5년간 21조원을 투자하고, 연구·개발(R&D) 인력 5000여명을 포함해 총 1만명을 채용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6일 친환경과 디지털 대전환을 핵심으로 한 이 같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일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건설 분야 자동화, 무인화 기술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건설기계 인프라 구축, 그리고 에너지사업 투자 등에 모두 12조원을 투자한다. 친환경 R&D 분야에는 총 7조원을 투입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새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총수 사면 등 각 그룹별 당면 과제를 풀어내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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