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유종성 교수, 오픈넷 박경신 이사. 사진=오픈넷
가천대 유종성 교수, 오픈넷 박경신 이사. 사진=오픈넷

[이코리아]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신청 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중심의 정보전달과 신청절차가 까다로웠던 탓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향후 이 같은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 도우미’ 파견을 통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집행과정에서 나타난 노인의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와 해결방안 연구’ 기자간담회를 23일 개최했다. 해당 연구는 오픈넷이 지원하고 포용사회연구소가 수행했다.

오픈넷 박경신 이사는 이번 연구를 지원한 배경에 대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어려운 조건을 가진 분들을 어떻게 포용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노인의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의 정확하고 정량적인 분석을 위해 소상공인과 고령층의 재난지원금 집행과정을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연구 책임을 맡은 가천대학교 유종성 초빙교수는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에 따른 정보격차가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에 큰 격차를 초래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런 문제를 더 심화시켰고, 인터넷 환경에 취약한 노인들이 겪은 불편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이어 “인터넷에 접근은 할 수 있어도 사용 능력에는 격차가 있다”며 “조사 결과 경제력과 연령, 교육 수준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포용사회연구소는 서울시내 25개구 내 57개 전통시장에서 60세 이상 소상공인 3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집단 인터뷰를 진행했다. 설문은 구별로 10명 이상의 소상공인들에게 실시했다.

설문 대상들의 성별 비중은 남성 42%, 여성 58%였다. 연령별로는 60~65세 52%, 66~70세 34%, 71~80세 11%, 81세 이상 3% 순이었다.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 12%, 중학교 졸업 48%, 고등학교 졸업 35%, 대학교 졸업 5% 등이다.

소상공인 대부분은 재난지원금 신청 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 자녀와 지인의 도움을 받았다는 이가 52%에 달했다. 다음은 ‘주민센터에서 직접 신청’ 21%, ‘온라인으로 직접 신청’ 15%, ‘관공서나 동료로부터 도움을 받아 신청’ 12% 순이었다.

재난지원금을 신청했을 때 가장은 애로사항은 ‘인터넷을 통한 신청 절차(34%)’였다. 이 밖에 ‘지급 대상 등 정보파악 불편’ 27%, ‘직접 방문 시 증빙서류 구비 및 제출 불편’ 20%, 기타 19% 등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들이 온라인을 통한 재난지원금 신청에 어려움을 겪었던 까닭은 인터넷 활용 경험 부족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동영상 감상(66%)이나 메신저 활용(55%)에는 비교적 익숙했지만, 인터넷·모바일 뱅킹(13%)과 온라인 쇼핑(8%) 등은 자주 이용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유 교수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 많이 활용됐다”며 “그래서 자세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고 신청도 온라인으로 먼저 접수한 탓에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층 디지털 리터러시 집체교육보다는 직접 돕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소상공인들 가운데 55%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반면 인터넷 도우미 수요는 65%에 달했다.

인터넷 교육과 디지털 도우미 수요 비교. 사진=오픈넷
인터넷 교육과 디지털 도우미 수요 비교. 사진=오픈넷

유 교수는 ‘인터넷 도우미’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언했다. 그는 이날 기자의 질문에 “집체교육의 효과가 전혀 없진 않겠지만, 참여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이들이 많아 참여자가 소수에 불과하다”며 “인터넷 도우미를 파견한다면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정부에서 인터넷 도우미를 파견할 경우, 상인회 사무실 등 현장에 상시 근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직접 점포를 돌면서 도움이 필요한지 묻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편 정부는 ‘디지털배움터’를 중심으로 정보취약계층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디지털배움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디지털 교육 플랫폼이다. 오프라인 교육장은 주민센터·도서관·복지관 등에 포진해 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