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이코리아] 재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3곳의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이르면 오는 13일 조건부 인수 예정자가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11일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마감한 결과, KG그룹과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이앨비엔티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별도로 인수를 추진했던 KG그룹과 파빌리온PE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인수전은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인수제안서를 접수한 세 곳은 지난 2주간 쌍용차 예비실사를 마쳤다. 

주관사 측은 접수된 인수제안서를 검토한 뒤 빠르면 오는 13일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인수 예정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스토킹 호스는 우선매수권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공개 입찰을 진행해 더 좋은 계약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자가 없으면 우선매수권자를 최종 인수자로 선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에 따라 오는 13일 조건부 계약자가 선정되면 다음 주에는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말 안으로 공개입찰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6월 말 최종 인수자 선정과 투자계약 체결이 되면 회생계획안 제출과 관계인 집회를 거쳐 회생계획안 가결 종료 시점인 10월 15일까지 끝내야 되는 숨 가쁜 일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면 8월말 회생계획안 인가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10월 중순까진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쌍용차 측은 인수자금 조달 실패로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에디슨모터스의 사례가 있어, 인수금액뿐만 아니라 자금 증빙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인수 전 운영자금 대여도 인수 조건으로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동부제철을 인수한 KG그룹은 사모펀드 파트너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밀려 고배를 마셨던 사모펀드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는 금융기관, 자동차 관련 기업과 컨소시엄 형태로 다시 한 번 인수에 나선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제조 계열사인 광림을 통해 KH필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금액이 4000억~6000억원 사이로 전망하고 있다. 또 회생채권과 공익채권 등 쌍용차가 갚아야 할 빚 규모만 1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당장 회생채권도 갚아야 하고 운영자금도 만들어야 하는 만큼 자금력이 우선시될 요소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평가 항목 중 인수 금액이 배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KG그룹 관계자는 12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평가항목 중에 고용승계가 가능한지에 대해 후보들 모두 똑같이 대답한 것으로 안다”면서 “인력 부문이 배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그리 크지 않으며, 자금력이 가장 큰 배점요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자금력 측면에서 파빌리온PE와 연합한 KG그룹이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G그룹은 약 4000억원의 현금성 자산과 최근 매각한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 매각대금 5000억원이 KG ETS로 유입되면 9000억원 가량의 실탄을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파빌리온PE까지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인수 자금 확보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전의 변수로 쌍용차의 상장폐지 여부가 될 것이란 의견도 꼽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외부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해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17일 안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하고 쌍용차의 개선계획 이행여부 및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쌍용차가 상장폐지로 결정되면 비상장으로 거래가 가능하지만 그렇게 되면 인수자의 외부자금 유치가 어려워지는 만큼 매각 절차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다시 계속기업 요건을 갖추고 상장하려면 자본잠식 및 영업 정상화가 우선해야 하고, 또 상장예비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산정하면 빨라야 5년 후에나 가능하게 된다. 그런 만큼 순조로운 재매각을 위해서는 쌍용차의 상장 유지가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경우 재매각 등 변수가 많고 고용을 비롯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 측에서 M&A를 지켜보고 추후 상폐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쌍용차 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지난 4일 쌍용차 노조와 간담회를 갖고 쌍용차 문제 해결을 약속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집권여당의 후보로서 기획재정부, 산업은행 등이 쌍용차 문제 해결에 더욱 적극적이고 또 전향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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