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재활의욕을 높이기 위하여 지정된 기념일이다. 이 글에서는 최근 개발된 IT기술력이 장애인을 삶을 어떻게 변환시키는지를 살펴본다.

인공지능기술이 장애인의 삶을 크게 개선시킨 분야 중 하나는 시각장애인들의 활동보조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20일~22일 코엑스에서 진행된 월드IT쇼에 시각장애인 활동보조시스템 설리번을 출품했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안면 인식시스템을 선보였다.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인공지능앱인 ‘설리번’에게 물으면 인공지능프로그램은 영상분석으로 치약이나 칫솔 또는 약병 등 즐겨 찾는 물건의 위치를 찾아서 알려준다.

한동안 안약과 모양이 동일한 무좀약이 출시되어 많은 시각장애인들에 곤경에 빠뜨렸는데, 최근의 영상인식기술은 약품명을 정확히 읽어서 시각장애인들이 실수할 가능성을 줄여준다. 또한 센서가 부착된 약통은 정해진 시간에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한 알약을 정확하게 공급해준다.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에게는 색상과 모양이 동일한 양말을 신는 것조차 난제 였는데 최근의 AI기술은 앞에 있는 물건의 색깔을 알려주고 잡지 속 사진이 주인공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떠한 감정 상태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여 알려준다.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판별한 신체특징. 사진=여정현 필자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판별한 신체특징. 사진=여정현 필자

과거의 메타버스가 주로 시각적인 것에 국한되었다면 최근의 메타버스 기술들은 햅틱장갑을 사용하여 다양한 형태를 가진 물체를 직접 만질 수 있도록 해준다. 시각장애인들은 관련 기기를 사용하여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물체들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체감할 수 있다.

소형화된 카메라는 이미 시계나 안경, 콜라병에 탑재되어 비밀탐지에 악용되기도 하지만 초소형화된 시각센서는 안구내에 탑재된다. 안구에 탑재된 센서는 영상을 분석하고 영상을 변화하고 시신경에 전기적 자극을 주어 시각장애인들이 앞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한편 초소형 디스플레이 장치는 이미 가로 2cm X 세로 1cm의 작은 크기에 Full HD급 화면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초소형 LCD 디스플레이와 결합한 헤드마운트 기기는 안과의사가 수행하는 정밀한 측정을 대신 진행하며 시각장애의 조기진단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안구에 내장되는 센서와 조정장치. 사진=여정현 필자
안구에 내장되는 센서와 조정장치. 사진=여정현 필자

택시에 장착된 인공지능기술은 청각장애인들이 택시운전사로 활동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청각장애인들을 직접 말을 할 수 없지만 자주 사용하는 안내는 자동차의 대쉬보드에 미리 탑재하여 송출할 수 있고, 고객의 의견은 음성인식으로 전달된다. 음성인식에 실패한 경우 고객이 모니터에 기재한 필기가 운전자에 직접 전달되어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서울시내에 증가하는 무인점포는 청각장애인들의 삶을 상당히 개선시킨다. 현재 다수의 무인점포는 아이스크림 상점이지만, 일부 편의점은 “쓱하고 들어가 싹담아”서 가지고 나오기만 하면, 복잡한 바코드의 스캔이 없이도 물품인식과 결제가 완전히 자율로 이루어진다.

완전무인 편의점. 사진=여정현 필자
완전무인 편의점. 사진=여정현 필자

최근의 음성인식기술은 말하는 사람의 사진 1장과 약30초 정도의 음성샘플만 있으면 아바타가 화자의 억양으로 다국어를 자연스럽게 말하도록 해주며, 딥페이크 수준의 정교한 애니메이션도 구현한다. 월드IT쇼에서는 한 업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모습의 아바타를 출시했는데 아바타는 일본어와 스페인어로도 당선인 억양으로 유창한 연설이 가능했다.

2022년 서울시의 장애인 콜택시의 운영대수는 699대이다. 이미 법정 운영대수를 초과한 대수이지만 출퇴근시간대인 오전7시와 8시, 오후4시와 5시에 이용신청이 급증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현실적 이용이 쉽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지난 4월의 전국 택시기사수는 23만명으로 팬데믹 이전보다 약 8%나 감소했다. 서울시내 법인택시의 대수는 2년만에 3분의 1 수준이 줄었다. 이러한 사정은 장애인들의 택시잡기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개선한 인공지능기술은 장애인들의 택시잡기를 개선하고 있다. 카카오는 실시간 수요지도를 택시기사들에게 전달하여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택시를 이동시킬 예정이고, 타다의 운영사인 VCNC는 목적지를 알 수 없게 블라인드 처리하여 장애인들과 일반인의 이동요청에 대한 수락율을 높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최근의 인공지능기반 배차시스템들은 기사들의 평균적인 요청수락율과 친절도평점 및 목적지별 수락율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물론 관련 솔루션들의 종착점은 완전무결한 자율주행, 자율충전, 자율과금이다.

최근 활용도를 높여가는 재택근무와 메타버스 시스템은 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높인다. 이미 롯데그룹 등에서 임원회의를 메타버스를 통하여 시도한 적이 있는데, 장애인들이 아바타를 통하여 가상공간에서 회의에 참여한다면 먼거리를 이동할 필요가 없고 가상공간에서 신체적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 대개는 다소 불편한 헤드마운트 장비를 착용하지만 디스플레이와 거울을 이용한 홀로그램 시스템은 아바타의 영상을 허공에 투영할 수 있다.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물고기. 사진=여정현 필자.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물고기. 사진=여정현 필자.

발전하는 로봇기술은 신체장애인들의 활동을 크게 돕는다. 착용형 로봇은 이미 자동차조립 공장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데 하부에서 조립을 진행하는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크게 예방한다. 착용형 로봇뿐만 아니라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이나 쓰레기 처리를 담당하는 로봇들도 장애인들의 활동을 돕는다. 또한 라이다로 작용하는 센서들은 삼성의 캘럭시워치나 애플워치처럼 손목에 착용하지 않아도 장애인들의 심박수나 호흡수 등의 생체정보를 자동으로 파악하여 전달해준다.

비접촉식 환자감시. 사진=여정현 필자.
비접촉식 환자감시. 사진=여정현 필자.

한국에서 이미 1997년 장애인편의법이 제정되어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공공시설을 이용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회적 제도와 문화적 인식이 장애인의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지만 발달하는 첨단 IT기술들은 이들의 사회참여와 복지향상에 더욱 크게 기여할 것이다.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국회사무처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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