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분리배출이 자원선순환 이루고 환경 피해 줄인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 활동가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 활동가

[이코리아] 최근 의식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들 중심으로 이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기업과 정부의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 활동가도 그런 MZ세대 중 한 명으로, 우연한 기회에 환경운동연합의 인턴에 지원한 후 사회에 첫 발을 뗀 케이스다. 2020년부터 정식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보호를 위한 손쉬운 첫걸음으로 백 활동가는 “배달음식을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배달용기 같은 경우 정말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데다 음식물이 묻어서 분리배출이 힘들기 때문이다. 

환경 활동가라는 직업이 사명감 외에 사회로부터 주목받는 콘텐츠 생산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나 조금이라도 환경보호 활동에 의향이 있으면 도전해볼만한 직업이라고.

‘깨끗한 분리배출이 시작이다. 여기서 제대로 되면 다시 ‘자원’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며 모든 자원의 선순환을 꿈꾼다고 말하는 청년활동가의 눈은 밝게 빛났다.  

다음은 <이코리아>가 백나윤 자원순환 활동가와 나눈 일문일답.

 

Q.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 파트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는지?

자원순환 전체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는 분리배출 및 재사용·재활용 시스템과 산업폐기물, 작년 환경운동연합에서 진행했던 플라스틱 트레이 모니터링 활동에 집중하려고 한다. 

Q. 환경운동 활동가가 직업이기에, 일회용품 사용 시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맞다. 눈치가 정말 보인다! 어쩔 수 없이 일회용품을 사용해야 될 경우를 제외하곤 일회용품을 줄이려 많이 노력한다. 텀블러는 외부로 회의 나갈 때는 꼭 들고 다니고, 배달음식, 택배도 정말 많이 줄였다. 동생과 떡볶이를 정말 많이 배달시켰는데, 이제는 용기 들고 포장하러 간다. 

Q. 일하는 환경에서 환경운동연합만의 특이 사항이 있다면?

환경보호연합 사무실에서 쓰레기 분리배출은 기본이고, 일회용품이 없다. 모두 각자 텀블러를 소지하고 다닌다. 조직문화의 경우, 연차가 낮아도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수평적인 구조다. 

Q. 최근 의식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들 중심으로 플로깅(Plogging, 걷거나 뛰다가 쓰레기 줍기),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쓰레기 없는 삶을 지향하는 환경운동) 등이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 세대가 환경에 관심이 있는 세대인 만큼 긍정적인 현상이라 본다. 정부와 기업이 친환경 정책을 내도록 하는 하나의 흐름이자 사회 전체의 변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의 보여주기 식으로 또 다른 ‘소비’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할 거라 본다. 

Q. 일을 하며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

지난해 플로깅 활동을 전개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시민들과 함께 하니 동기부여도 됐고, 그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서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겠더라. 또 부서지기 쉬운 과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비닐 안에 플라스틱 상자(트레이)를 넣는 롯데·해태 등 국내 대형 제과업체를 상대로 생산 단계에서 플라스틱 트레이를 빼달라고 운동을 펼쳤는데, 기업들이 모두 호응해줬다. 롯데제과의 경우 종이 트레이를 삽입한 커스터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Q. 자원순환과 관련해 현재 우리 기업의 변화 속도는 어떻다고 보나?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 등이 요구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변화하는 흐름에 맞추어 친환경 경영 기업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거의 필수적으로 자리 잡은 ‘ESG 경영’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변화하는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여지는 것’에만 집중 하다보면 많은 것들을 놓치기 쉽다. 이런 것들을 놓치고 있는 기업들도 굉장히 많다. 그린워싱 논란이 있던 기업들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업의 투명성’이라고 생각한다. ‘투명성’이 보장된다면,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기에,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을 위해서 기업의 ‘투명성’은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환경과 관련한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여러 질의에 투명하게 답변하고,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도 ‘투명성’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난 5일 서울시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마당에 오픈된 재활용정거장 '어스백'.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 쓰레기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어스백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져와서 배출하면, 에코생협 종로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지난 5일 서울시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마당에 오픈된 재활용정거장 '어스백'.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 쓰레기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어스백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져와서 배출하면, 에코생협 종로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Q. 자원순환을 위해 분리배출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짚어본다면. 

분리배출은 사용된 자원이 다시 새로운 자원으로 탄생할 기회를 주는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인 활동이다. 자원이 순환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생산, 소비, 폐기 전 과정에서 폐기물이 되지 않고 새로운 자원으로 태어날 수 있어야 하는데, 분리배출은 사용된 자원이 다시 새로운 자원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리배출시, 이물질이 묻어있거나 재질별로 섞어서 배출하게 된다면 재활용 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소각이나 매립으로 버려지게 된다. 재질 별로 분류하고, 분리배출만 깨끗하게 잘 되도 재활용은 거의 다 이루어진다.  

Q. 이미 존재하는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는지.

재활용 산업이 확대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의 범위를 확대하고, 생산 과정에서 재활용 불가능한 자원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분리배출 관리 강화도 중요하다.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가 정착된다면 고품질의 재활용 자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선별 과정에서 탈락하는 자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재활용 산업을 육성해 고품질의 재활용 제품을 양산하고, 재활용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Q. 환경단체에 소속되어 일하는 것의 장점과 단점은?

장점은 개인이었다면 어려웠던 행동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과 정부에 반환경적인 행동을 규탄하고 환경 친화적인 행동을 요구할 때, 나 혼자였다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한 소비자의 요구사항이 될 수 있었겠지만 단체로서 요구 했을 때에는 그냥 무시할 수 없는 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었다. 

소비자와 시민들의 가감 없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들의 목소리를 모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단위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권력이 있는 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시민단체는 기업과 정부가 사회적, 환경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조금 더 가치 있는 경영과 정책을 실현하도록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전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말 피나는 노력이 수반된다. 가치에 반한 기업과 정부에 의해 피해를 받은 시민들과 함께 연대하고, 오늘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시민단체들은 꾸준히 활동하고 노력하고 있다. 

Q. 자원순환 활동가로서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로서는 지금 하는 활동들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사회생활 3년차로 아직 활동 경험이 다른 분들에 비해 적고, 다양한 활동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해 나가고 싶은 것들이 많다. 자원순환 활동가인 만큼 모든 자원이 그냥 버려지지 않는, 자원이 선순환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폐기물로 인한 환경적·사회적 피해가 없고, 피해를 받은 주민들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는 사회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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