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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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앱마켓 반독점법이 아이폰 보안에 위협이 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이폰에 사이드로드를 허용하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처럼 악성코드에 노출되기 쉽다는 주장이다.

미국 국제개인정보보호전문가협회(IAPP)는 2022 국제 개인정보 보호 정상회의를 12일(현지시간) 개최했다. IAPP는 세계적인 개인정보 보호 관련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 비영리단체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AWS 등 빅테크들이 회원사로 있다.

애플 팀 쿡 CEO는 이번 회의 기조연설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추진하는 반독점법이 아이폰의 개인정보 보호 체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월 ‘오픈앱마켓법’이 연방의회 상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디지털시장법’ 도입에 잠정 합의했다.

해당 법안들에서 모바일 운영체계 개발사들에 공통적으로 부여하는 의무로는 ‘사이드로드 허용’이 있다. 사이드로드는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앱마켓 외에 앱을 설치할 수 있는 다른 경로들을 일컫는다. 이용자들이 앱스토어·구글플레이가 아닌, 웹사이트나 다른 앱마켓에서도 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쿡 CEO는 “정책 입안자들이 아이폰에 사이드로드를 허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데이터에 굶주린 회사들은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피할 수 있게 되고, 이용자들의 동의 없이 추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회사의 기기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앱스토어가 아닌 경로로 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백도어나 랜섬웨어 등 악성코드에 노출된다는 주장이다.

그가 언급한 기기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기반 스마트폰이다. 실제로 랜섬웨어가 담긴 코로나19 접촉자 추적앱이 확산된 사례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택배 배송조회 안내 메시지를 가장해 앱 설치를 유도하고 악성코드에 감염시키는 피싱 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기반 스마트폰 악성코드 감염 사례가 아이폰 대비 최대 47배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모바일 악성코드의 98%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키아가 발간한 2019~2020년 사이버위협 보고서에 실린 내용들이다.

분명 사이드로드 허용은 아이폰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사이드로드를 제한하는 정책이 앱개발자와 사용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다른 모바일 운영체계 개발사들이 개인정보 탈취 위협을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 구글은 구글플레이가 아닌 경로로 앱을 설치할 때는 경고 문구를 표시한다. 윈도 운영체계 기반 PC도 마찬가지다.

사이드로드를 허용할 경우 개발자들은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이는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의 게임 및 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스는 사이드로드를 통해 앱마켓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회피하고, 게임 내 재화를 더 저렴하게 판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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