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이코리아] 쌍용자동차 인수전이 KG그룹과 쌍방울그룹 간 2파전으로 좁혀졌다. 쌍용차가 내정자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입찰희망자가 나오면 계약 대상을 바꿀 수 있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재매각에 나선 만큼 관건은 자금력이다. 업계에서는 대략적인 자금력만 놓고 보면 KG그룹이 우세하다는 평이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선정되자 바로 인수계약을 맺었지만,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인수금액 잔금인 2743억원을 납입 기한인 지난달 25일까지 납부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부제철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경험이 있는 KG그룹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쌍용차는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원, 공익채권 7793억원 등 1조5000억원대 빚이 있다. 또 회사 정상화를 위해 매년 운영자금만 3000억원대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KG그룹은 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한종희 KG그룹 상무는 11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현재 현금성 자산이 약 4000억원이 있다. 또 계열사인 폐기물 처리기업인 KG ETS를 최근에 매각해 매각대금 5000억원이 조만간 들어온다“고 말했다. 

KG그룹은 동부제철 인수 당시 손을 잡았던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가 자금 조달도 준비 중이다. 한 상무는 “KG그룹은 우수한 재무상태와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쌍용차의 정상화까지 충분히 대응할거라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재계에 따르면 KG그룹은 국내 최초의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이 모태인 회사로, 이니시스, 에듀원, KFC코리아, 동부제철(현 KG스틸)을 인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KG그룹 산하에는 언론사 이데일리도 있다. KG그룹은 이런 계열사들을 포함해 모두 9개 분야의 20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상장사로는 KG케미칼, KG이티에스,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5개 계열사가 있으며 나머지 15개 기업은 비상장사다.

그룹의 지주사 격인 KG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은 4조9315억원, 영업이익은 4671억원이다. KG스틸의 경우 지난해 매출 3조3547억원, 영업이익 2969억원을 기록했다.

쌍용차 인수합병 뒤 미래차 비전이나 전략은 아직 오픈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KG그룹 측은 자사의 철강 사업에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연계시켜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쌍용차 본업 회생보다는 평택공장 부지 개발만을 노린 ‘투기전’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상무는 “2019년 동부제철을 인수할 때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당시 인천에 7000~8000억원  정도로 평가받은 부지가 있었는데, 그것과 상관없이 동부제철은 1년 만에 흑자전환을 했고, 4년 넘게 잘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투기를 노린 거라면 (인수전에) 들어가지도 않았다”며 “곽재선 회장도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제조 계열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지난해 광림 매출은 1884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지난해 계열사 매출 총합은 4000억원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룹 매출 규모나 자금력의 경우 KG그룹보다 뒤떨어진다. 

쌍방울그룹 역시 쌍용차 인수자금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광림이 쌍용차 인수자금 4500억원 조달 준비를 이미 끝낸 상태며, 또 다수 투자자의 투자 제의를 받고 있어 향후 자금 확보가 안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KH그룹과의 컨소시엄은 인수 자금력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진행사항이 뚜렷해지면 향후 공시를 통해 자금 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광림과 KH그룹의 KH필룩스 컨소시엄은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에 인수 사전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쌍방울그룹 역시 쌍용차의 미래 비전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광림을 주축으로 특장차에서 생산절차 및 비용이 많이 절감될 것”이라며 “미국 자율주행 차량기업인 라이드셀과 상호협약을 맺은 상태로, 전기나 수소 관련해 완성차업체인 쌍용차와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