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이동권 보장 시위’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시민을 볼모 삼는다” 등 글을 잇따라 올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젠더 갈라치기에 이어 ‘혐오 정치’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것. 

이준석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며 “’불특정 최대 다수의 불편이 특별한 우리에 대한 관심’이라는 투쟁방식을 용인한다면 우리 사회의 질서는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5일부터 연일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에 대한 비난하며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요원 등을 적극 투입해 정시성이 생명인 서울지하철의 수백만 승객이 특정 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장애인 승객에게 정차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출입문 취급을 위해 탑승제한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에 척수장애인인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은 25일 전장연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성별, 지역, 이념의 갈등과 혐오를 조장한 데 이어 또다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기하고 있다”며 “장애인 단체 시위로 인한 시민의 불편과 갈등은 정치권이 이용할 소재가 아니라, 해결해야 할 과업이다. 사회를 개선하려는 목소리가 시민과 시민의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제도와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정치권의 책무”라고 밝혔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의 발언이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이유는 지금까지 이 대표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태도의 결과치”라며 “약자라는 프레임을 씌워 잘못도 무조건 보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배려와 연대의 정신으로 함께 살아가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28일 다시 페이스북에 “고민정 의원이 고민하다가 전장연이 지하철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볼모삼는 것을 옹호하는 것 같다”라며 “이재명 시장에게 말씀하세요.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국민의 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당론도, 당의 입장도 아닌 개인의 입장”이라며 “이 대표가 ‘볼모’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상당히 부정적인 여파를 남길 수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여러 다양한 관점을 깊이 고려할 시간적 여유나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당 대표가 중요한 메시지를 내놓을 때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