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재료 메탈 계통도. 자료=삼성증권
2차전지 재료 메탈 계통도. 자료=삼성증권

[이코리아] 2차전지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특히 2차전지 소재 업종은 최근 2주간 13%나 떨어졌다. 금리인상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인한 원자재 공급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다. 단기적인 반등은 어려우나 실적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차전지 소재 13% 급락, 배터리 대형주도 큰 폭 하락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우려가 본격화 된 최근 2주 동안 2차전지 소재 업종은 평균 12.8% 급락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 -12.1%, 포스코케미칼 -12.9%, 에코프로비엠 -14.1%, 엘앤에프 -12.3% 각각 하락했다.

배터리 대형주 3사 합산 유니버스(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는 지난 한 주간 -8.6% 하락하며 코스피 대비 -6.7% 언더퍼폼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KOSPI 200 편입 이후 공매도가 시작되며 -8.8% 하락했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8.9%, -7.1%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도 2차 전지주의 주가하락의 요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1개월간 외국인이 8115억원 순매도했고, 삼성SDI는 2069억원, SK이노베이션은 1145억원씩 팔아치웠다. 소재주도 마찬가지다.

◇금리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주요 하락 원인

2차전지 하락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금리 인상 전망으로 2차전지가 포함된 성장주 디스카운트 요소가 강화됐다. 또 반도체 수급 불균형과 러시아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급병목현상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전일에 중국 선전 지역의 코로나19 락다운에 따른 추가적인 공급망 차질 우려와 러시아군의 폴란드 국경 인근 시설을 공격하면서 배터리 유럽 생산기지에 대한 불안감까지 가세했다.

특히 최근 니켈 가격 폭등은 2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러시아 생산 비중이 높은 2차전지 주요 소재는 니켈 (10%)과 코발트 (4%), 알루미늄 (9%) 등이 있다. 니켈은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 중인 삼원계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최근 1년간 니켈 가격 추이. 자료=KB증권
최근 1년간 니켈 가격 추이. 지난 1년 간 니켈 가격은 198% 폭등했다. 자료=KB증권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톤당 니켈 가격은 연초 2만881달러였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발발한 2월 10일에는 2만3886달러까지 상승했고, 특히 지난 3월 4일(29,609달러)부터 7일(4만8201달러) 사이에는 장 중 한 때 10만달러를 돌파하며 63% 폭등해 현재는 매매가 정지된 상황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타 소재 대비 상대적으로 수급 상황이 타이트하고, 국내 업체들이 기술적 우위를 가진 양극재(리튬·니켈·코발트·망간· 알루미늄)는 전방 업체들에게 가격 전가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원자재 수급 불안이 단기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간에 급등한 니켈 가격이 향후 하락할 경우 매입 시점의 가격 대비 판가가 낮아질 수 있어 추후 실적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매크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기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수익성 우려가 과도하며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광물 자원 가격 상승에 따른 배터리 체인의 수익성 악화 우려는 산업의 현실과 괴리된 우려”라면서 “다만, 이로 인한 전기차 판가 상승이 전체 시장 성장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주가 하락을 근본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논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부분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전기차 수요 증가로 반박 가능하다. 실제 지난 주 테슬라 주문은 2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수익성 악화 우려가 실적 발표를 통해 해소되고 전기차 판매 증가 데이터가 지속 확인된다면 배터리 섹터 주가 반등의 조건이 갖춰질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4월 실적 시즌을 통해 배터리 서플라이 체인의 수익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광물 자원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업체 주가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주요업체 주가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대외 불확실성으로 2차전지 업종에 대한 보수적 대응은 필요하겠지만 주요 업체들의 올 1분기 실적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밸류체인 업체들의 올해 1분기 실적 우려는 없다”면서 “핵심 소재업체들은 원소재 가격 상승이 판가로 전이되고 있으며, 최근 불거진 리튬가격 상승으로 그동안 경제성이 타당하지 않았던 광산의 가동이 시작되면서 점진적인 공급완화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2분기부터 반영되는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인건비, 동력비 등의 원가 압박요인은 2차전지 뿐만 아닌 모든 산업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자동차OEM들의 배터리 셀메이커에 요청한 물량 조정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으며 이에 따른 하반기 배터리 및 소재업체들의 출하 스케쥴 및 가동률 일정 변경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실질적 악재보다 시장 우려가 더 크게 반영된 상황인 만큼 투자심리 회복기를 위한 전략을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2차전지의 비즈니스 사이클은 IT부품의 1~2년의 짧은 사이클 단위가 아닌 ‘수주부터 3년의 증설 이후 7년 이상의 공급으로 약 10년이 소요’되어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차전지 밸류체인은 담보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대규모 증설에 따라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되는 국면”이라면서 “최근 지속되고 있는 주가하락과 실적 성장에 따라 고평가 되었던 밸류에이션의 완화에 주목할 때”라고 전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셀 업체에 대해 "현재 소재가격 강세로 인한 영향보다 가동 차질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의 가능성이 2022년 배터리 셀 업체 실적에 보다 더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현재 매크로 악재가 컨센서스에 반영될 시점인 3~4월까진 배터리 셀 업체에 대한 투자심리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나 공급망 차질 영향이 1분기 실적에만 국한될 것으로 판단된다면 낮아진 이익기대치를 바탕으로 4월 이후 투자심리 회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 시점에선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급등으로 여타 배터리 업체 대비 실적 강세가 예상되며, 배터리 사업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가장 크게 반영된 SK이노베이션이 가장 편안한 투자처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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