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누리집
사진=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누리집

[이코리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던 20, 30대 연령층에서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인 영향이 두드러졌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9일 치러졌다. 선거인수 4419만7692명, 개표수 3406만7853표를 기록했다. 투표율은 77.1%로 지난 대선 대비 0.1% 줄었다.

당선자는 1639만4815표(48.5%)를 확보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였다. 1614만7738표로(47.8%)를 얻은 2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불과 24만7077표(0.7%p) 앞섰을 정도로 접전이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윤 당선자는 20, 30, 60대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었다. 특히 20, 30대 남성들의 표심이 판세를 좌우했다.

20대 남성 유권자들의 표는 윤 당선자 58.7%, 이 후보 36.3%로 나뉘었다. 반면 20대 여성 유권자들 가운데 득표율은 윤 당선자 33.8%, 이 후보 58.0%였다.

30대에서는 득표율 격차가 비교적 좁았지만 성별 우세는 비슷한 양상이었다. 30대 남성 유권자들 중에는 윤 당선자 52.8%, 이 후보 42.6%였다. 30대 여성 유권자들의 경우 윤 당선자 43.8%, 이 후보 49.7%로 나타났다.

종합해보면 20, 30대 남성 유권자 과반은 윤 당선자에게 힘을 실었다. 같은 연령층 여성 유권자들 다수는 이 후보를 지지했다.

이러한 성별 득표율은 정계에서 예견한 일이었다. 특히 윤 당선자 측은 20, 30대 연령층에서 갈등의 골이 깊은 젠더 이슈들에 확고한 입장을 드러내며 남성 유권자들로부터 표심을 얻었다.

윤 당선자 측은 그간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무고죄 처벌 강화’ 등을 주장해왔다. 선거 전날이자 세계 여성의 날이었던 8일에는 페이스북에서 이를 재차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윤 당선자 측이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며 비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자극적인 언사로 증오와 혐오를 격화시키는 것은 정치가 갈 길이 아니다”라며 “이 고통을 해결하는 것은 정치의 몫”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자는 20, 30대 남성들의 지지를 얻었지만, 반대로 여성들로부터는 외면받았다. 이에 취임 이후 젠더 갈등을 봉합하는 일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윤 당선자 측은 선거 직후 20, 30대 남성 유권자 득표율을 의식한 듯한 의견을 보였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은 남녀 득표율이 대비되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사회자의 물음에는 “20, 30대 여성들에게 부드럽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돌이켜봐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