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알리바바 주가 차트. 출처=구글 파이낸스
지난 5년간 알리바바 주가 차트. 출처=구글 파이낸스

[이코리아] 월가의 베테랑 가치 투자자 빌 밀러가 알리바바가 지금 수준에서 너무 좋은 매수 기회일 수 있다고 밝혔다. 

2일(이하 현지시간) 밀러밸류 파트너스의 창업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빌 밀러는 미국 CNBC 방송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인터뷰에서 중국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가 "세계에서 가장 싼 빅캡 주식"이라고 말했다. 

밀러는 알리바바에 대해 "앞으로 12개월 동안 주가는 거기 있다"며 "글로벌 1위 기업으로서는 5년 만에 최저치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빌 밀러는 '내재가치보다 가격이 낮으면 가치투자'라는 말로 유명한 가치투자자다. 그는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5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6.44%로, S&P500의 연평균 상승률 11.53%보다 월등히 높은 성적을 거뒀다. 

밀러는 2014년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직후 알리바바 주식을 사들여 오랫동안 투자해 왔다. 그는 2017년에 알리바바를 다시 사들이기 전에 2016년에 그의 알리바바 지분을 잠시 팔았다.

밀러의 발언은 향후 몇 년간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될 위기에 처한 중국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달 알리바바는 2014년 상장 이후 분기별 매출 성장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주가가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거의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12월 31일 마감된 이 기간 동안 알리바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2425억8000만위안(약 46조원)으로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2014년 기업공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기도 하다. 조정 순이익은 25% 감소한 446억2000만위안((약 8조 4385억원) 또는 주당 1687억위안(32조 1643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0.82위안이나 낮췄다.

시장에서는 경기 둔화로 인한 거시경제 역풍과 치열한 경쟁, 정부 규제 강화 등이 알리바바 매출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알리바바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약 55% 하락했다. 알리바바의 주식은 27.7의 주가수익률(PER)로, 이 PER은 경쟁관계인 아마존의 PER보다 훨씬 낮다. 알리바바는 2일 뉴욕증시에서 1.56% 하락한 105.42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금융그룹 UBS 분석가들은 지난 1월 알리바바가 중국 기업 전반의 실적 성장 호조에 따른 수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또한 알리바바를 2022년 가장 확실한 아이디어 중 하나라면서, 상위 40대 신흥시장 주식 목록에 포함시켰다.

UBS 측은 리포트에서 "신규 톱(Top) 40은 MSCI EM에 대한 가중치 중위 2022(주당이익 추정치)가 컨센서스 추정치보다 9.8%포인트 높고, 15.4%(주당이익 추정치) 뒤쳐진 실적도 13.4% EM 평균보다 월등히 높아 우수한 실적 성장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알리바바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중국 당국이 독점적 행태를 보이는 기업에 대한 단속이다. 지난해 중국 규제당국은 반독점 조사의 일환으로 알리바바에 28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UBS 분석가들은 지난달 "최악의 단속은 끝났지만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다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새로 확정한 규정에 따라 감사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당 기관이 외국 주식을 상장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과거 중국이 회계감독원 감사관의 일부 기업에 대한 감사 검토를 거부한 데 대한 대응으로 시행됐다. 

지난해 12월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를 시작하고 홍콩 상장을 선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알리바바와 라이벌인 징둥닷컴(JD.com)은 이미 미국과 홍콩 주식시장 두 곳 모두에 동시 상장했다. 

중국 당국은 또한 데이터 보호법과 독점금지법을 연이어 발표하며 기술 회사들을 단속했다. 여기에 알리바바의 4분기 실적도 역대 가장 저조한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한편, 빌 밀러는 알리바바 외에 최근 관심 종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유가 급등을 감안할 때 이 부문이 특히 저렴해 보이기 때문에 35년 만에 처음으로 석유주를 과매수한다고 말했다. S&P 500 에너지 부문은 올해 31%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단연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밀러는 델타항공, 노르웨이 크루즈라인 등 여행주가 현재로서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델타 주가는 2022년에 약 2% 하락한 반면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은 약 9.2% 하락했다.

마지막으로 밀러는 테일러 모리슨이 "우리의 큰 포지션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주택 건설 업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테일러 모리슨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약 16%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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