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채권 변제율 1.75%... 4월1일 관계인 집회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이코리아] 쌍용자동차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10개월 만에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낮은 변제율을 이유로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수도 있다. 

2일 쌍용차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2월 25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투자계약 내용을 반영한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7월 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기로 했지만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의 인수절차가 지연되면서 회생계획안을 제출기안을 올해 3월 1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은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2022년 4월 1일 오후 3시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회생계획안의 주요 내용은 인수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인수대금 3,049억 원을 변제 재원으로 한 채무 변제 계획과 인수자의 지분율 보장을 위한 주주의 권리변경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회생담보권(약 2,320억원) 및 조세채권(약 558억 원)은 관계 법령 및 청산가치 보장을 위해 전액 변제하고, 회생채권(약 5,470억 원)의 1.75%만 현금 변제하고 98.25%는 출자전환 하게 된다.

또 지배주주인 마힌드라 보유 주식은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한다. 출자전환 회생채권액에 대해선 5,000원당 1주로 신주를 발행한 후 신주를 포함한 모든 주식을 보통주 23주를 1주로 재 병합한다. 인수대금의 경우 1주당 액면가 및 발행가액 5,000원의 신주를 발행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수인은 약 91%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채권단 동의를 구하는 관계인 집회는 오는 4월 1일 열린다. 이 같은 회생계획안에 대해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회생계획안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관계인 집회 일정이 정해진 뒤 인수 잔금을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75%라는 낮은 변제율을 이유로 350여개 협력업체가 모인 상거래 회생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수도 있다. 

지난 2009년 기업회생절차 때 쌍용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관계인 집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당시 해외 전환사채(CB) 보유자들은 자체 채권회수가 1차 목적이라 반대표를 던졌으나 법원은 파산 시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해 강제 인가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 따르면 상거래 채권단은 이번 회생계획안의 변제율은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낮다며 반발하고 있기에 당장 채권단 동의를 얻기 힘들어 보인다.

다만 쌍용차로서는 경영정상화와 관련해 원자재와 부품 협력사 중심인 회생채권자들을 설득할 방안은 남아있다는 시선도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2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협력업체들에게 쌍용차의 청산보다 경영정상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쌍용차와 큰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생산적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에디슨 컨소시엄의 돈이 너무 제한적이라 회생채권의 변제율이 1.75%로 나왔고, 신주발행을 통한 출자전환이 미흡하긴 하지만 협력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쌍용차의 메리트를 보고 함께 고통을 감내하자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쌍용차의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이 초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사들을 설득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코란도 이모션은 사전계약 기간에 계약물량이 초도 물량인 3500대를 넘어섰다. 또 쌍용차가 올해 내놓은 신차인 '더 뉴 렉스턴스포츠&칸'은 출시 2주 만에 3000대 이상 팔리면서 초반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경우 지난 2월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와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AWAK)가 개최한 ‘2022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디자인은 물론 퍼포먼스, 용도성, 품질, 가성비 등을 인정받아 올해의 유틸리티와 올해의 픽업 부문에 각각 선정되어 2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이에 쌍용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기 렉스턴 스포츠는 진짜 해볼 만 하다’ ‘주력모델 전동화는 언제쯤 가능하냐’ 등의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관계자는 “대세가 친환경차로 갈 수밖에 없다. 앞으로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을 인정받는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인데, 쌍용차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세단이 아니라 SUV인만큼 쌍용차 전기 SUV 모델을 선뵈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또 쌍용차가 앞서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나기 이전에 거래대금을 회생채권 조기변제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지급했고 개시 결정이 난 이후에도 거래대금을 공익채권으로 취급해 변제에 꾸준히 노력해왔다는 점에서 충분히 상거래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쌍용차는 이번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인수인 및 이해관계인들과 채권 변제율 제고 방안 등을 협의하여 관계인집회 직전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 수정안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 정용원 관리인은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및 주주 등 이해관계인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에 대하여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관리인은 “금년 6월 말로 예정된 J100의 성공적 출시와 BYD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차 개발의 차질 없는 추진, 자구계획의 성실한 이행 등을 통해 회사를 조기에 정상화하여 채권자 및 주주 등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해관계인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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