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분기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점유율 순위. / 사진=트렌드포스

[이코리아] 2021년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이 전년 대비 큰 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2분기부터는 상승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1년 낸드 시장 분석 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낸드 시장 매출은 686억 달러(약 82조 원)로 전년비 21.1% 증가했다.

당초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하반기 낸드 시장 업황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됨에 따라 원격 서비스와 클라우드 수요가 견조하면서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다만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1% 감소한 184억 달러(22조 원)를 기록했다. 비트 단위로 환산한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3.3% 늘었지만,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가 5%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 3분기 출하량의 경우 10.0% 확대된 바 있다.

수요 증가 둔화와 가격 하락 배경에는 과잉공급이 있었다. 4분기에는 기업용 SSD를 제외한 모든 제품 가격이 낮아졌다. PC OEM 시장이 불황이었던 영향도 있었다.

주요 낸드 제조사 6곳의 시장 점유율도 다소 변했다. 삼성전자와 키옥시아는 각각 1, 2위를 유지했지만, SK하이닉스는 웨스턴디지털에 3위 자리를 내줬다.

SK하이닉스는 웨스턴디지털과 더불어 주요 제조사들 중 매출이 개선됐다. 전분기 대비 SK하이닉스는 2.8%, 웨스턴디지털은 5.2% 늘었다.

SK하이닉스는 미국계 스마트폰 브랜드들과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지속적인 수요로 비트 단위 낸드 출하량이 10%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및 PC OEM 불황 등으로 인해 평균판매단가가 10% 가까이 줄었다.

업계 6위 솔리다임도 주목할 만하다. 솔리다임은 4분기 낸드 매출이 9.9% 감소한 9억9600만 달러(1조2000억 원)에 그쳤지만, 기업용 SSD 시장에서 영향력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의 낸드 시장 점유율을 더하면, SK하이닉스는 업계 2위로 올라선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해 제품 개발·생산·판매를 총괄하기 위해 신설한 자회사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절차 1단계를 마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낸드 평균판매단가가 향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황성철 연구원은 “세계 공급량의 4.4%를 차지하는 키옥시아 생산라인 원료 오염 사고로 낸드 평균판매단가는 2분기부터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옥시아의 점유율 일부를 삼성전자가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남대종·김광수 연구원은 “키옥시아의 고객이 이번 사고로 공급처를 전환할 경우, 단기간에 고급량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업체로는 삼성전자가 가장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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