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수요예측부터 일반 공모주 청약, 상장까지 연이어 역대급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LG에너지솔루션의 기세가 설 연휴 이후 한풀 꺾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특례편입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직후 이틀간 하락세를 탔으나, 곧 반등을 시작해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7일 54만800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8일부터 다시 하락 전환하며 15일 종가 기준 45만150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6거래일 만에 주가가 17.6%나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또한 약 23조원이나 줄어들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하락은 외국인·기관의 매도세가 이끌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하락 전환한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6거래일간 외국인과 기관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각각 1154억원, 2162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3400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기관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냈다. 

LG에너지솔루션이 MSCI 지수에 특례편입되는 14일부터 지수를 추종하는 기관들로부터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도 있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특례편입 유효일인 15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1만1500원(2.5%) 하락한 45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이날 LG에너지솔루션 확약물량 4만5281주가 증시에 풀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MSCI 편입 효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았지만, 오히려 상장 후 첫 의무보유확약 해제라는 이슈가 이를 압도한 셈이다.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증권가에서도 투자의견을 하향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SK증권은 지난 11일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올해는 성장보다는 배터리 소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예상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윤혁인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판매량 급등으로 촉발된 2차전지 소재 가격 상승에 따라 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 중”이라며 올해 영업이익률을 지난해(4.3%)보다 0.3%p 낮은 4.0%로 추정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아직 수익성에서 열위에 있어 이제는 오히려 CATL보다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이라며 “2023년 이후 성장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 상승 국면인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낮은 수익성과 높은 밸류에이션은 고민거리”라고 덧붙였다. 목표주가는 기존 43만원을 유지했다. 

반면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4일 “상반기는 원재료 비용 및 물류 비용, 반도체 이슈, GM리콜 대응으로 부진하겠으나, 하반기부터 개선이 전망된다”며 목표주가 64만원을 제시하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강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는 컨테이너 이슈로 비싼 항공운송 등을 사용하며 비용이 추가됐는데, 최근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AP몰러머스크에서 공급망 문제는 하반기 완화될 것이로 전망했다. 비용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23년부터는 미국 공장 가동 및 원통형 수요 고성장으로 본격적 도약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2차전지 시장 1위인 경쟁사 중국 CATL에 비해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최근 CATL 주가 급락은 과연 CATL이 중국 이외 지역에서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M/S)을 확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확실성이 배경”이라며 “오히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의 고성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 시장 지배력 높일 수 있는 시기가 멀지 않았으며, CATL 대비 프리미엄은 합당하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중국을 제외한 79개국을 대상으로 배터리 사용량 순위를 조사한 결과, LG에너지솔루션이 36.5%(2021년 기준)로 1위였고 CATL는 12.9%로 3위에 그쳤다. 중국시장을 포함한 결과(CATL 32.6% 1위, LG에너지솔루션 20.3% 2위)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난 셈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16일 오후 1시 현재 전일 대비 0.11% 상승한 45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반기 고전이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반등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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