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재활원이 개발한 게임 접근성 컨트롤러. / 사진=국립재활원

[이코리아] 최근 게임 접근성 확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게임 접근성이란 장애인이나 고령층이 일반인처럼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국립재활원, 장애인의 게임 이용 돕는 기기 개발

국립재활원은 지난 14일 게임 접근성 보조기기 매뉴얼 ‘누구나 게임을 할 수 있다’를 발간했다. 여기에는 노인과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설명이 담겨 있다.

해당 매뉴얼은 게임을 하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제작했다. 집필에는 게임, 치료, 교육, 심리 전문가들과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가족들이 참여했다.

국립재활원은 매뉴얼과 더불어 게임 접근성 보조기기 12종도 개발했다. 게임 접근성 보조기기는 장애인의 게임 이용을 돕는 기기다.

집필진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같이게임, 가치게임’ 자조모임을 통해 게임 접근성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대표적인 해외 보조기기인 Xbox 어댑티브 컨트롤러와 로지텍 스위치 등을 살폈고, 장애인 가족의 집에 방문해 앉은 자세와 게임 생활도 조사했다.

집필진은 “조사 끝에 장애인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게임 자체에 대한 정보, 게임 콘텐츠와 컨트롤러 접근성이 필요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게임기인 Xbox,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스위치에서는 시각·청각·신체·인지 측면에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한다”며 “우리나라는 게임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게임 접근성에 대해 아직 편의를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립재활원이 개발한 게임 컨트롤러 잡기 보조밴드. / 사진=국립재활원
Xbox시리즈S에 새겨진 점자. / 사진=국립재활원 

매뉴얼에서는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필요한 훈련법을 가장 먼저 소개한다. 이어 Xbox·플레이스테이션·닌텐도스위치의 각 특징과 추천 게임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게임 접근성 보조기기 활용법과 사례도 다양하다. 또한 국립재활원은 기존 컨트롤러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개발한 컨트롤러와 인터페이스를 오픈소스화했다.

◇정계 ‘게임 접근성 보장’ 외치지만 공염불 우려

정계에서는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게임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다만 법제화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해 4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게임산업 규모에 비해 장애인의 게임 이용 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 골자는 ▲국가 차원에서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 개발 ▲정부가 이를 게임업계에서 활용하도록 권고할 수 있는 권한 부여 등이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20대 대통령선거 후보들도 장애인 게임 접근성 관련 공약을 내걸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장애인 e스포츠 정규리그 출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경우 장애인 게임 접근성 위원회 설치 및 보조기기와 소프트웨어 개발·보급을 제시했다.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은 매년 공염불에 그쳤던 만큼, 당선 후 이행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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