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6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6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코리아] 오는 14일 열리는 새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1.25%로 오르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위원들은 올해 기준금리 또한 세 차례에 걸쳐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르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종료 시점인 올해 3월부터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본격 선회할 경우, 한국도 금리인상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 FOMC 회의록 공개 이후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하는 추세다. 지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201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것은 17개월만이다.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입 물가가 상승해 국내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 금통위가 환율 방어와 물가 상승률 완화를 위해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다음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4일 열리는 2022년 첫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로 25bp 인상하면서 지난 회의에 이어서 연달아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인상속도는 다소 완만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미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행보를 감안할 때 이날 금통위는 매파적 시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또한 6일 발표한 ‘금융시장 브리프’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세, 물가 상승압력 지속, 주택시장과 연계된 금융불균형 우려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미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미국의 긴축 속도에 동조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0.00~0.25%로 1.00%인 한국과는 아직 차이가 크다. 연준이 세 차례 인상해야 한국가 기준금리가 같아지는 셈이다. 자금유출을 막기 위해 기축통화국인 미국보다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할 필요성은 있지만, 조급함을 느낄 이유는 없다는 것. 

다만 변수는 오는 3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다. 대선 직전인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부담스럽기 떄문에, 1분기 중 추가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면 다음주 열리는 회의가 적절한 타이밍일 수 있다는 것.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미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여 금리인상을 이미 시작하였거나 예고하고 있다”며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추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금통위가 일주일 뒤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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