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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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삼성전자가 파격적인 인사제도 개편을 시행했다.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성과주의에 따른 확실한 보상과 직급을 간소화하고 동료평가제로 바뀐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중장기 지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승격제도 ▲양성제도 ▲평가제도를 중심으로 한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혁신안에는 부사장과 전무 등 임원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하고, 임직원 승진 때 ‘직급별 체류기간’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신 성과와 전문성을 다각도로 검증하기 위한 '승격세션'을 도입했다. 이는 연차에 상관없이 능력 있는 직원은 언제든지 승진시키겠다는 의미로, 빠르면 30대 임원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과감히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할 수 있는 '삼성형 패스트트랙(Fast-Track)을 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철저히 실적과 성과에 기반한 이번 인사제도개편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실적과 상응해 임원 규모의 폭이 오르고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30대그룹 중 임원이 가장 많이 줄었다. 삼성은 2015년 9월 말 21개사에 2276명이던 임원 규모가 2019년 기준 1920명으로 무려 356명(15.6%)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전자(-131명)의 인원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CEO스코어 측은 밝혔다. 

하지만 삼성은 2021년도 임원 인사를 3년 만에 최대 규모로 단행했다. CEO스코어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30대 그룹 연도별 임원 승진 인사 현황(2017-2021)'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2021년 승진 임원은 전년 대비 56명(15.2%) 증가한 425명이었다. 이는 코로나19에도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을 반영해 승진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 2020년 9월 기준 삼성그룹의 임원수는 1955명으로 30대 그룹 중 임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대비 무려 25명(1.3%)이나 임원이 늘어난 것. 하지만 2016년 대비해 지난해 임원 숫자는 57명(-2.8%)이 줄었다. 

이는 단순한 외형성장을 벗어나 신사업 확장과 내실경영에 발맞춰 승진 규모는 최소화하는 대신 성과주의 인재 등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중 사장단 인사 예고... 이 부회장의 '뉴 삼성' 구체화될 듯

삼성전자는 2022년 인사제도 개편과 함께 이번 주 중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인사도 앞두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북미 출장을 마치고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까 마음이 무겁다.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 새로운 삼성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사상 최대 투자를 단행한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뿐만 아니라 모더나와 버라이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 파트너들을 두루 만났다. 때문에 올해 2분기와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이 회장의 '뉴 삼성'이 실적잔치 대신 내부 인적쇄신으로 구체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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