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왼쪽 6번째)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왼쪽 6번째)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페이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카카오의 또 다른 금융계열사 카카오뱅크의 상장 직후 주가 움직임과는 달리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첫날인 지난 3일 공모가의 두 배인 18만원으로 시작해 19만3000원을 기록했다. 아쉽게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장을 시작해 상한가로 마감하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공모가의 두 배가 넘는 상승세를 보여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샀다.

하지만 상장 이튿날인 4일에는 전일 대비 12.44% 하락한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25조원을 넘어서며 우선주 제외 13위를 기록했던 카카오페이는 이날 하락세로 시총이 3조원가량 빠지며 18위로 밀려났다. 5일 낮 12시 현재 카카오페이는 소폭 반등해 전일 대비 2.07% 오른 17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 첫날 공모가(3만9천원) 대비 79% 상승한 6만9800원으로 장을 마감한 뒤, 이튿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7만8500원까지 오른 바 있다. 

카카오페이가 카카오뱅크와 달리 상장 2일째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 후 2거래일간 외국인이 181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카카오페이는 첫날 1984억원, 이튿날 1057억원 등 약 3천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이는 상장 전부터 카카오페이 주가의 불안요소로 꼽혔던 오버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페이 외국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26%에 불과하다. 상장 후 2거래일간 나머지 74% 중 일부가 시장에 쏟아진 셈이다.

외국인의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주가는 시장의 평가에 비해 높은 상태다. 실제 카카오페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증권사가 제시한 적정주가도 현재 주가보다 낮은 11~12만원 수준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카카오의 플랫폼 경쟁력 및 앤트그룹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진출 잠재력을 고려해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를 16조원, 적정주가를 12만2730원으로 제시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이용자들의 높은 충성도와 플랫폼 효과를 이유로 기업가치 14.4조원, 적정주가 11만원을 제시했다. 

카카오페이의 현재 주가는 증권가의 긍정적인 평가에 비해서도 40~50%가량 높은 수준이다. 비슷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와 비교해도 현재 주가는 결코 낮지 않다. 앞서 토스는 지난 6월 유상증자를 마친 뒤 투자자들이 평가한 기업가치가 8.2조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토스 지난해 매출액은 3898억원으로 카카오페이(2844억원)보다 37%나 높지만, 현재 카카오페이의 시총은 22.5조원으로 토스가 평가받은 잠정 기업가치의 세 배 가까이 된다. 

이 때문에 고평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 주가가 상장 후 사흘째인 오늘 소폭 반등한 만큼 향후 주가 흐름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 자금의 향방이 변수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 후 2일째를 제외하면 10거래일간 외국인이 매수세를 유지하며 주가가 9만원대를 돌파한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오버행 우려가 앞으로 어느 정도 현실화하느냐에 따라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어느 방향을 향하는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도 남아있다. 우선 카카오페이가 공모가 대비 32% 이상 하락하는 것이 아닌 한 코스피200 지수 편입이 확실시되는 만큼 패시브 자금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

매년 고성장을 지속했다는 점도 카카오페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거래액은 67조원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3분기에도 25.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났다. 올해 연간 거래액 또한 1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을 투자자들에게 입증한다면 고평가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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