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시앱, 카카오T 아성 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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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택시앱, 카카오T 아성 깰 수 있을까?
  • 윤수은 기자
  • 승인 2021.09.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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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거리에서 손짓 대신 호출 앱으로 택시를 부르는 세상이다. 이런 편리함 이면엔 독점적인 시장지위를 누리는 대기업과 택시업계 간 깊은 갈등의 골이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자체들이 택시호출 공공앱을 개발 중이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대기업과 다른 차별화가 필요한데 예산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택시기사 92%, 카카오T 사용... 사실상 독점 

카카오 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플랫폼인 ‘카카오T’는 현재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2015년 공짜 호출을 매개로 전국 택시 운전사 회원 23만명, 앱 가입자 2800만명을 가진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택시 단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택시에 배차를 우대하는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냈다. 시장의 독점적 우위를 이용한 이른바 '콜 몰아주기' 논란이다. 

승객이 카카오T로 택시를 호출하면 근처에 있는 일반택시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카카오 가맹택시가 먼저 배차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실시간 호출이 많은 장소를 알려주는 월 9만9000원의 유료 멤버십을 도입해 택시 업계가 반발했다. 

택시 업계에선 카카오T에 종속될 것을 우려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상황에서 시장 내 독점 플랫폼을 외면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실제 카카오는 택시 플랫폼 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다. 전국 택시기사 10명 중 9명이 카카오T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5일 국토교통부와 카카오 모빌리티가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가맹(브랜드) 택시 현황’에 따르면, 8월 초 기준 택시 호출 플랫폼인 ‘카카오T’에 가입한 택시기사는 22만6154명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전국 등록 택시기사 24만3709명(6월 말 기준)의 92.8% 수준이다. 

또 카카오의 ‘카카오 블루’는 가맹택시의 7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기준 전국 가맹택시 2만9820대(대구·경북 제외) 중 78.0%인 2만3271대가 카카오 블루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브랜드 택시시장 내 카카오의 독주다. 

김 의원은 “국토부는 2020년에 모빌리티 혁신을 말하며 운송플랫폼 사업을 도입했지만, 혁신이 아닌 빅테크 기업의 독주를 가속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택시 업계 독점의 폐해를 예방하고, 시장 경쟁의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및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 9일 서울법인택시조합 회의실에서 수도권 대표자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법인·개인택시 업계는 택시업계 주도 택시 호출 앱 시스템 구축과 각종 공공 앱 및 지역 화폐와의 결제 연계 등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카카오 모빌리티의 독점적 횡포에 대한 대응방안의 하나로 카카오T 호출 거부운동(주 1회 카카오T 호출 거부의 날 설정 등)과 같은 실효성 있는 구체적인 실행지침 마련 등 관련 논의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카카오 측은 지난 14일 사회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했다. 또 택시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을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택시업계에선 문제는 돈이 아니라 멤버십 가입자, 비가입자 간의 갈등과 서비스 자체란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에 택시 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지속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자체, 택시 호출 공공 앱 개발 중 
 
한편, 지자체들은 거대 플랫폼의 대안으로 택시호출 공공앱을 활발하게 개발 중이다.

‘수원e택시’는 지난 4월부터 수원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택시 호출 공공 앱이다. 택시업계가 주도하고 수원시가 지원해 개발한 민관 협업 플랫폼이다.

수원e택시는 호출비가 없다. 또 택시요금 자동결제 서비스를 신청하면 요금의 2%를 적립해주고 500포인트 이상 모으면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다.

익산시도 시민과 택시업계 상생을 위해 ‘익산 공공형 택시 호출 어플’ 도입을 추진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익산시는 시민에게 호출비를 전가하지 않는 무료 호출과 택시기사에게 가입비를 징수하지 않는 무료 배차를 서비스하는 ‘익산 공공형 호출앱’을 구축해 운영할 방침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수수료가 없다 보니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도 없다. 또 이용자가 지역화폐로 택시요금을 결제하면 일정 금액을 되돌려주기 때문에 나름 경쟁력을 갖췄다. 

경기도도 올해 2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택시 공공 호출 앱 출시를 준비 중이다. 

◇ 공공 앱, 대기업 맞서 지속 투자 힘들어... ‘인센티브’ 부재  

이러한 공공 앱이 대기업의 자본과 기술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우선 카카오T가 보유한 막대한 회원 수는 공공 앱이 쉽게 넘지 못할 벽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개발·유지하는 대기업과 달리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택시 호출 앱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소영 이스트스프링 자산운용 이사는 16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카카오T는 막대한 투자금과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이다. 지자체에서 이런 비용을 감당하는 예산을 투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T에 대적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소비자의 편리함을 제시하면 된다. 강제적인 규제를 통해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편리함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사실상 기술 개발이나 소비자의 궁극적인 편리성을 추구하는 게 아니다. 세금을 더 내게 하거나 혹은 소외된 작은 유사업체를 보호함인데, 이건 경제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방안”이라며 잘라 말했다. 

공공 앱은 인센티브가 없기에 애초에 ‘차별화’ 자체가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주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공공 앱의 명분이 경제적 약자를 위함이나 실제 구현은 어렵다. 명분보다 수단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를 봐야 하는데 공공 앱은 수단 자체를 만드는 데 인센티브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공공 앱의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를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사실상 이것 역시 불가능하다”면서 “더 나은 창의성을 발휘한 쪽이 덤핑해야 되는 피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의 규제가 유일하게 도움이 되는 때는 ‘자연독점’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 기업이 모든 수요를 생산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을 자연독점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러한 자연독점기업을 규제하기 위해 평균비용을 산출한다. 자연독점기업은 평균비용에 맞게 가격을 책정하는데, 전력사업이 그런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를 제외하곤 공공부문이 개입·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사실상 없다는 의견이다. 

또 카카오가 장기적으로는 독과점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 교수는 “시장에서 마진이 커지면 마켓 쉐어를 위해 새로운 세력이 나오기 마련이다. OS 시장에서 윈도우밖에 없을 때는 독과점율이 99.9%에 달했다. 시장이 커지고 많은 이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구글 크롬이 나오고 애플 iOS가 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톡이 메신저 시장을 독점하자 개인정보 이슈가 나오면서 텔레그램이 나왔다”면서 “사람은 누구나 ‘적합’한 걸 쓰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코리아 윤수은 기자 wai4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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