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셧다운제' 정책 토론회, 어떤 논의 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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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셧다운제' 정책 토론회, 어떤 논의 오갔나
  • 김윤진 기자
  • 승인 2021.09.02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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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후 개선안 마련이 더 중요", "청소년 의견도 반영돼야" 다양한 의견 나와
2일 ‘게임 셧다운제 검토를 위한 여야 정책 토론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사진=유튜브 채널 은아생활

게임 셧다운제가 연내 폐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각계 인사들은 게임시간 선택제 존폐, 청소년 보호를 위한 대안 마련 등 폐지 이후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0~6시) PC온라인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제도다. 게임시간 선택제는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이용시간을 자율 설정하는 규제다. 앞서 문체부와 여가부는 연내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게임시간 선택제로 일원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과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2일 ‘게임 셧다운제 검토를 위한 여야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학계, 게임방송인,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게임 규제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참석한 인사들은 정책적 실효성, 헌법적 문제점, 학부모 역할,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자유 등 다양한 시각에서 게임 규제 개선안을 제시했다.

◇셧다운제, 실효성 없고 인권 침해 소지 있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최근 부처간 공감대 형성으로 셧다운제 폐지 수순에 들어감에 따라, 그간 셧다운제가 어떤 기능을 했고 아이들과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며 “모바일게임이 시장을 90% 이상 점유하고 있고, 동영상 콘텐츠도 성장하고 있어, PC온라인게임이 청소년 수면권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셧다운제 도입 배경으로 게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양대 황성기 교수는 “셧다운제는 문제의 소재와 비난의 대상을 혼동한 것”이라며 “선행연구를 보면 OECD 주요 국가 중 한국은 가장 긴 시간을 학업에 투입하면서, 수면시간과 여가시간은 이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한 채 게임만을 비난한 것”이라며 “국가와 부모가 자신들의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려 셧다운제를 도입했다는 것이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한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문제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국가후견주의가 정당회될 수 있는가다”라며 “청소년을 인권주체가 아닌 보호대상으로 생각해 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이어 “청소년 보호에 있어서 국가후견주의는 청소년이 독자적 판단으로 자유와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울 때, 그리고 보호자가 교육권을 적절하게 행사하기 어려울 경우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며 “그런데 셧다운제는 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에게는 가정교육 의무 있어, 청소년 보호할 대안 필요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채널 은아생활

셧다운제를 대신할 청소년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학부모 시민단체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부모가 자율적으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봐야 한다”며 “게임업계도 전향적으로 방안을 마련해서 청소년 보호 활동을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온라인게임을 타 문화콘텐츠나 콘솔게임과 구분해야 한다고도 했다. 게임은 이용자의 적극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영화·음악 등과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콘솔게임은 시작부터 끝까지 일정한 비용과 시간이 존재하지만, 온라인게임의 경우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다는 특수성이 나타난다는 시각이다.

이 대표는 “게임을 그만 해야할 때 멈출 수 있는 장치, 게임에 소모하는 적정한 비용은 얼마인지, 디스코드에서 불거지는 성희롱·차별 표현과 선정성에서 어떻게 청소년들을 보호할 것인지 등도 셧다운제 폐지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양대 김정태 교수도 이 대표의 의견에 공감했다. 김 교수는 “셧다운제가 폐지되면 게임을 바르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하는 게임 리터러시 교육 등 프로그램이 많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게임에 대한 선입견이 많아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학부모와 아이들간 의견차는 소통 단절에서 시작된다”며 “부모와 아이와 함께 게임을 하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게임시간 규제, 청소년 의견도 반영해야

유튜브 채널 G식백과 김성회 크리에이터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채널 은아생활

게임 이용자들의 입장은 유튜브 채널 G식백과를 운영하는 김성회 크리에이터가 대변했다. 그는 정책 적용 대상인 청소년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크리에이터는 “성인이 된 게이머들은 셧다운제에 직접적 영향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제도가 누군가의 권리를 뺏어간다는 생각을 쉽게 못한다”며 “나아가 정책을 논의하는 이들 조차도 정책 실효성과 이해관계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러는 동안 청소년들은 취미에 대한 권리를 뺏기고 있다”며 “청소년은 셧다운제에 영향을 받는 주체지만, 논의 과정에서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크리에이터는 게임과 타 문화콘텐츠와 차별하는 인식을 타파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게임 셧다운제 다음에는 유튜브, 넷플릭스, 왓챠를 셧다운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인터넷을 셧다운해야 하는가”라며 “PC나 스마트폰을 셧다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국가의 과도한 개입이 없어도 사회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시간 선택제 역시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그는 “게이머들은 셧다운제가 폐지된다 해서 게임이 가치나 위상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기 힘든 게임에 대한 차별이 있다는 걸 이제야 정치인들이 알게 됐구나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 수위가 낮아진다고 차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발생한 마인크래프트 사태를 조명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의 특수한 정책에 비용적 부담을 느껴, 셧다운 시스템을 만드는 대신 미성년자의 접속을 원천 차단하는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게임업계 양극화 문제도 셧다운제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김 크리에이터는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 개발이나 인건비는 대기업에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소규모 개발사들에게 부담”이라며 “고르게 성장하던 업계가 셧다운제로 인해 대형게임사 위주로 재편됐다”고 덧붙였다.

김 크리에이터는 “반드시 필요한 규제라면 게이머들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라며” “당장에 게임업체들의 과도한 상업성을 완화하는 규제가 도입된다면 환영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끝으로 “게이머를 계도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게임을 통해 어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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