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센트 웹사이트
사진=텐센트 웹사이트

증권시장에서 게임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 산하 언론이 게임산업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설을 보도하자, 중국 의존도가 높거나 진출을 앞둔 업체들의 주가가 술렁인 것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닥 게임주들의 주가가 지난 3일 일제히 하락했다. 3일 종가 기준 위메이드(-10.05%), 펄어비스(-6.83%), 웹젠(-4.99%), 베스파(-4.3%), 엠게임(-3.87%), 카카오게임즈(-3.47%), 컴투스(-3.08%) 등은 낙폭이 컸다.

이 밖에 넥슨지티(2.88%), 게임빌(-1.83%), 넷마블(-1.82%), 엔씨소프트(-1.7%), 네오위즈(-1.15%) 등도 소폭 하락했다. 게임 테마로 묶인 K-뉴딜지수(게임)도 3.08% 감소했다.

해외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3일 종가 기준 도쿄거래소의 넥슨(-6.51%), 지난 밤 나스닥의 그라비티(-2.41%)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게임주들의 약세는 4일까지도 이어지는 중이다. 낮 11시 기준 펄어비스는 800원 내린 7만100원, 위메이드는 700원 떨어진 5만1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넷마블과 컴투스 등 북미·유럽 수출액이 높은 업체는 주가가 회복됐다.

금융투자업계는 게임주 주가 하락 배경으로 중국 국영 경제전문지 경제참고보의 3일자 사설을 꼽는다. 게임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해, 중국향 매출이 20% 안팎인 넥슨·위메이드와 최근 판호를 획득한 펄어비스·컴투스 등의 투자자들이 ‘패닉셀(공포 투매)’했다는 설명이다.

경제참고보는 해당 사설을 통해 게임을 ‘정신적 아편(마약)’에 비유하며 “학생들이 텐센트 모바일게임 왕자영요를 하루 8시간씩 한다”며 “게임 심사, 운영, 홍보 등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참고보 보도 이후, 텐센트 주가는 6% 하락해 시가총액에서 2800억 홍콩달러(한화 약 41조 원)가 증발했다. 텐센트는 즉각 미성년자의 왕자영요 이용 가능 시간을 줄이고, 12세 미만 학생들의 결제를 차단하는 등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 리스크 영향이 오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크래프톤에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카카오게임즈처럼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는 이유에서다. 크래프톤은 텐센트에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기도 하다.

게임업계는 중국의 게임산업 규제 불확실성을 경계하면서도 세계 1위 규모의 시장을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규제 방향성을 지켜봐야겠지만, 지금도 전략적으로 현지 퍼블리셔를 통하지 않으면 진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라며 “최근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사보다는 이미 진출해 있는 게임사들이 더 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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