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개보수 관련 블라인드 게시글 갈무리
사진=중개보수 관련 블라인드 게시글 갈무리

높은 집값이 떨어질 기미가 없는 가운데, 부동산 중개료가 비싸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복비 네고(협상) 어느 정도로 해?(13.5억)’라는 제목의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서 작성자는 “이번 주 계약하러 가는데 집값이 13.5억이야 네고어느 정도로 해?”라며 “안 깎으면 1200만원 정도(0.9%)인데 너무 과한 듯 한데 얼마 정도로 깎아야 할까?”라고 말하며 높은 중개료에 불만을 토로했다.

게시글에서 언급된 ‘0.9%’는 주택 등 부동산 매매에 있어 매물의 가격이 9억원 이상일 경우 적용되는 최대 상한요율이다. 중개보수 요율표에 따르면 해당 매물 가격의 상한요율인 0.9%이내에서 개업공인중개사와 중개의뢰인이 서로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지만, 공인중개사 측에서 최고요율인 0.9%를 제시한 것으로 짐작된다. 

비싼 부동산 중개료에 불만을 표시하는 누리꾼은 위 사례 뿐이 아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예전부터 부동산 중개료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온 바 있다.  

사진=부동산 중개료 개편 요구 국민청원 갈무리
사진=부동산 중개료 개편 요구 국민청원 갈무리

가장 최근에 국민청원에 올라온 4월 22일의 게시글에서도 위 게시글과 유사한 불만이 나타나있다. 본인을 30대 직장인 부부라고 밝힌 청원인은 ‘2030세대가 겪은 부동산 중개 현장 실태, 중개요율과 중개서비스의 조속한 개선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매매계약서의 중개대상물설명서의 중개 수수료율 항목이 공란이 아닌 0.9% 최고 한도로 처음부터 프린트가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해 협의를 하지 않았는데 협의 없이 왜 처음부터 0.9%가 적혀 있냐고 중개인에게 묻자 매도인이 함께 있는 자리니 잔금 날 따로 얘기하자”며 상황을 얼버무리며 넘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원인은 “결국 최종 잔금일까지도 중개인은 수수요율을 0.9%로 협의한 상황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며, “부동산 커뮤니티를 보면 이러한 사례가 무수히 많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부동산 수수료 협상에 있어 부동산 시장 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공인중개사의 협상력이 더 강한 데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청원인의 말처럼 0.4~0.5% 선에서 협의하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지만, 마음만 먹으면 0.9%까지 올려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지난 3월에 올라온 ‘부동산 중개 수수료 대폭 낮추어야 합니다’라는 또 다른 청원글에서는 청원인은 비싼 부동산 수수료를 비판하면서 요율이 아닌 ‘상한액’을 정하자고 말한다.

해당 청원인은 “10억 집이나, 20억 집이나, 65억 집이나 하는 일과 방법은 똑같은데 부동산 중개료가 왜 달라져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현재의 수수료율이 터무니없이 높다고 이야기 한다. 대신 부동산 중개료에 요율이 아닌 “상한액을 정하자”며 “부동산중개료는 건당 100만원 정도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사진=서울시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표 갈무리,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사진=서울시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표 갈무리,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그렇다면 현 중개료는 전체적으로 얼마나 비싼 것일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에 나온 서울특별시의 부동산중개보수 요율은 다음과 같다. 지역이 도별, 광역시별로 구분되어 있지만 대체로 서울시 기준과 같다. 

먼저 주택이 2억원 미만일 때까지는 상한액이 있었지만, 주택이 2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상한액 없이 요율만 존재했다. 가령 주택가격이 5억9천만원일 경우 236만원을, 8억9천만원일 경우 445만원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 9억원 이상일 경우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0.9%의 요율 내에서 협의 하에 결정하지만, 중개사에 따라 0.9%를 그대로 적용받아 집에 따라 중개료에만 천만원 단위가 들기도 한다. 협의를 통해 0.5%선에서 요율이 정해지더라도 집을 한번 매매하는데 수백만원의 중개료가 드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런 국민들의 불만은 통계로도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11월2일부터 11월13일까지 국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설문참여자의 53%가 “집값 상승으로 중개료 부담이 과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2명 중 1명은 중개수수료가 비싸다고 생각한 셈이다. 설문에는 총 2,478명이 참여했는데 이 중 공인중개사는 49.8%, 일반국민이 50.2%였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중개수수료가 0.4%~0.9%에 형성돼 있는데 금액이 더 클수록 (수수료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단일요율로 가거나 물건별, 지역별로 차등화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 통계자료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10억 25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1월부터 8개월 연속 오른 결과다. 치솟는 집값과 함께 수수료 부담까지 높아진 상황을 해결할 묘안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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