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진단] 게임셧다운제,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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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진단] 게임셧다운제, 무엇이 문제인가
  • 김윤진 기자
  • 승인 2021.07.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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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게임 셧다운제 폐지하고 교육·문화적 순기능 주목해야”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13일 '게임 셧다운제 폐지 및 부모 자율권 보장'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 사진=유튜브 은아생활 채널

각계에서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른다. 청소년 수면권 보장이라는 정책 목적 달성에 실패한 데다, 오히려 부작용을 낳았다는 설명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지구촌 문화 교류에 게임이 활용되기도 한다며 순기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13일 ‘게임 셧다운제 폐지 및 부모 자율권 보장’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담당자와 게임 이용자 등이 참석해 셧다운제 정책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셧다운제란 16세 미만 청소년의 PC온라인게임 접속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다. 청소년이 게임에 과몰입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2011년 11월 시행됐다.

셧다운제는 여성가족부가 관장하는 청소년보호법 상 ‘강제적 셧다운제(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접속 제한)’와 문화체육관광부 ‘선택적 셧다운제(보호자가 이용시간을 조율)’로 구분된다. 최근 폐지 논의가 활발한 제도는 강제적 셧다운제다.

허은아 의원은 개회사에서 “강제적 셧다운제는 정책이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며 “PC온라인게임이 안되면 모바일게임을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는 등 실효성이 뚜렷하지 않아 정책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효과 없는 정책으로 가정 내 PC를 켜고 끄는 문제까지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걸까 이런 문제의식에서 이번 세미나를 개최했다”며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이후 선택적 셧다운제를 어떻게 운영할지, 게임산업과 이스포츠 발전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소년이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 중 하나인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청소년의 경우 학업 부담 속에서 게임으로 여가를 보내는데 제약하는 게 옳은지 의문”이라며 “통제하더라도 그 시간에 취침하리라는 보장이 없고, 자기계발이나 영화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통제 기반 정책은 실효성이 없고 산업 발전에도 부정적일 뿐더러 관련 연구도 빈약해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밤에 여가를 즐기고 낮에 학습하거나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개인 특성을 무시하고 제약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헌법 상 보장된 기본권 침해 문제도 떠오른다. 법무법인 온새미로 이병찬 변호사는 셧다운제에서 청소년의 게임할 권리, 부모의 교육권 등 헌법적 문제를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헌법에는 게임할 권리를 규정하는 조항이 없다. 다만 행복추구권과 행동자유권 등 기본권에 해당한다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단, 기본권이라도 무제한 인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잉금지 원칙에 따라 ▲목적이 정당한가 ▲정당한 수단인가 ▲기본권을 최소한으로 침해하는가 ▲기본권과 공익 사이에 균형이 맞는가 등 4가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게임이 인터넷 중독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이는 장시간 이용의 문제지 언제 하느냐 문제가 아니다”라며 “또한 강제적 셧다운제는 게임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청소년과 공부·음악·미술·운동 등 다른 분야를 추구하는 청소년간 차별도 야기한다”고 말했다.

게임의 순기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는 패륜적 범죄 원인이 게임이라는 전제 하에 셧다운제가 합헌이라 판단했는데, 기능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에 주목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며 “선정적인 사건의 원인이 아니고 청소년을 폭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과도한 입시 시스템으로부터 고통받는 정서때문이 아닌가 되짚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박승범 과장이 발언하는 모습. / 사진=유튜브 은아생활 채널

문화체육관광부도 강제적 셧다운제가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박승범 과장은 “가정에서 해야할 일을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과 주요 선진국에 없는 규제를 시행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 발전에도 부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 과장은 “중소개발사 및 PC온라인게임 차별 문제, 산업 전반에 낙인효과 만들고 부정적 인식 강화하는 문제도 있다”며 “셧다운제 시행 전후 게임산업 성장률이 15%에서 1.1%로 급감했는데, 비단 셧다운제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돼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중규제의 문제점도 언급했다. 그는 “등급분류 제도를 통해 유해하지 않다고 심의한 게임인데, 시간 제한을 추가해 이중규제가 됐다”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선택적 셧다운제와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가 중복도입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규제완화, 자율보장, 청소년보호 등 3가지 방향성가지고 청소년보호법 상 강제적 셧다운제는 폐지 돼야한다는 게 문화체육관광부 공식 입장”이라며 “앞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하며 게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셧다운제 폐지에 반발하는 학부모 의견에 대해서는 “사행성, 음란성 게임을 통제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사후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최근 확률형 아이템도 게임 인식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데, 업계도 이런 비즈니스모델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 전현수 대표가 '마인크래프트'에서 건축한 광화문을 예시로 들며 게임의 순기능을 설명하는 모습. / 사진=유튜브 은아생활 채널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 전현수 대표는 “셧다운제는 국내 이용자를 국제 시장에서 고립시켜 게임을 통해 해외 이용자와 교류하는 행위를 저해한다”며 “이는 해외 문화 수용을 가로막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를 전할 수단도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마인크래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자회사 모장이 개발한 오픈월드 샌드박스게임이다. 국내외에서 2억 장 이상 판매됐을 정도로 아동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청와대가 어린이날 기념 행사에서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전 대표는 게임의 가치를 저평가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게임은 교육성, 문화성, 창의성 등 가치가 있다”며 “마인크래프트 이용자가 건축가, 개발자, 디자이너가 되는 등 꿈꾸는 분야에 대한 입문서로 활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청소년보호법개정안을 지난 6일 대표발의했다. 이 밖에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강훈식, 전용기 의원도 각각 유사 입법안을 제안하는 등 최근 국회에서는 셧다운제 폐지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코리아 김윤진 기자 1m89c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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