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 인상, 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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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금리 인상, 약일까 독일까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7.01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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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CNBC 방송화면 갈무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CNBC 방송화면 갈무리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시 가계대출 부담 등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금융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 속도에 맞춰 점진적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불균형이 누적돼 통화정책 조정의 필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27일 간담회에서 “금리인상 여부는 경제상황의 전개에 달려있다”며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실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는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설명회에서는 아예 인상 시점을 ‘연내’로 못박았다.

한은이 조기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내면서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한은이 지난 22일 발표한 ‘2021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말 가계신용은 1765조원(가계대출 1666조원, 판매신용 9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집값 상승세로 인해 주택매매·전세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또한 171.5%로 같은 기간 11.4%p 증가했다. 가계부채는 늘어나는데 코로나19로 소득여건은 오히려 악화됐기 때문이다. 가계 채무상환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자칫 부실위험을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재난지원금 등 자금을 풀고 있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한은의 통화정책이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본예산은 558조원이지만 1·2차 추경 14.9조원, 33조원을 더하면 총재정은 600조원을 넘어선다. 당장 역대 최대 규모였다는 지난해 재정지출(579조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고용시장을 활성화하고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민간에 자금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거둬들인다면 정책적으로 맞서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뀌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인플레이션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우리 경제가 수출을 바탕으로 회복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기존 성장경로를 하회하고 있고 민간소비의 절대 수준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경기과열 가능성이 낮고 인플레이션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이어 “코로나19 위기가 경제주체별로 불균등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과 위기 대응 과정에서 국가채무가 급증하였음을 감안할 때, 취약‧피해계층에 집중한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홍남기·이주열, “재정·통화정책, 방향 달라도 상호보완적 관계”

반면 정부와 한은은 재정·통화정책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며, 경제 상황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설명회에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간의 조화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늘 이야기한다. 하지만 반드시 똑같은 방향과 비슷한 강도로 운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1년 전 코로나 위기 때는 통화·재정정책 모두 확장적으로 운용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것이 시급했지만,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하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합도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어 “거시적 측면에서 경기회복세가 뚜렷하기 때문에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서 저금리 장기화에 대한 부작용을 제거하는 것이 통화정책이 취해야 할 방향”이라며 “재정정책은 취약계층 및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생산성을 높이는 부문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통화재정정책의 상호보완적인 바람직한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지난달 29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은과 정부의 정책 불일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것이 정책 간 불일치 또는 엇박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은행은 금리와 유동성을 관리하는 통화정책 차원의 조치를 강구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재정이 확장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재정의 역할이 아직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위기의 충격이 집중된 실직자, 취약계층 등 재정이 타겟팅하는 계층에 대한 보호‧지원을 위해, 당분간 재정을 통해 정부가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다만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조화와 조율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적인 협의는 재정당국, 통화당국이 긴밀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금리인상 타이밍 놓치면 리스크 커질 수도

일각에서는 한은이 올해 안에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해야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5월 발표한 ‘경기 개선 정도에 상응하는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향후 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초저금리를 유지할 경우,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수요확대로 물가가 불안해지고 자산시장을 자극하여 금융 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며 “뒤늦게 여건 변화를 반영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경우, 경제침체나 자산시장 경색이 나타나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부문별로 회복속도에 불균형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정책대상을 한정하기 용이한 재정정책을 통해 지원하고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정책은 전반적인 경기 상황에 맞게 완화 정도를 조절해가는 정책조합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도 거시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금리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나온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발표한 ‘국내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 방안’ 보고서에서 “그간의 가계부채 급증과 자산가격 급등의 배후에는 장기간의 초저금리와 이로 인한 과잉유동성이 존재한다”며 “따라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예상대로 4%대 실질성장률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온다면 하반기 중 한 차례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선제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코리아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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