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철수를 검토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제조사 선택권이 줄고 있다. / 사진=픽사베이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 / 사진=픽사베이

국내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단말기 가격 인상 및 선택권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는 자급제폰 유통을 활성화해 해외 브랜드가 진입할 환경을 만들고, 중저가 단말기 쿼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무소속 의원실에 따르면, 삼성전자·애플·LG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65.21%, 애플 24.5%, LG전자 7.39% 순이다. 나머지 2.9%는 샤오미·ZTE·샤프 등이 차지한다.

다만 ZTE·샤프는 주기적으로 스마트폰을 발매하지 않고 있어, LG전자의 시장 철수 시 사실상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애플·샤오미 중에 선택해야 한다. 10곳 이상 제조사들이 경쟁하는 미국·유럽·일본 시장 등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언어가 지원되는 해외 스마트폰을 ‘직구’하는 방법도 있지만, 정식 발매가 아니므로 사후관리 등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업계는 LG전자가 시장에서 철수하면, 기존 소비자들이 애플보다는 삼성전자로 흡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안드로이드 OS 진영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를 웃돌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삼성전자가 독점적 지위를 확고히 할 시, 가격 인상이나 고가 스마트폰만 출시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 제조사 선택권이 줄어, 삼성전자·애플·샤오미 중 대안을 찾아야 하기에 만족도도 떨어진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위주의 영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인 갤럭시S21 시리즈 3종은 99만9000원~145만2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S21·S21+와 S21U 사이에 스펙 격차를 둬 최고가 모델 구매를 유도하는 행태인 ‘급 나누기’를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해에는 갤럭시노트10 라이트 출시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도 했다. 해당 모델은 120만 원대인 갤럭시노트10 대비 40만 원가량 절감해, 당시 국내 삼성전자 유저 커뮤니티에서 정식 발매 요구가 잇따랐다.

보급형 제품군도 평균 가격이 해외보다 높다. 삼성전자는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 10만 원 안팎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매년 내놓고 있지만, 한국은 예외다. 올해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 내놓은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갤럭시A12는 출고가 27만5000원이다.

이 같은 스마트폰 평균가 상승 문제 및 기형적 경쟁 구도의 해법으로는 ‘자급제 확대’ ‘중저가 단말기 쿼터제’가 거론된다.

양정숙 의원은 17열 열린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스마트폰 시장 독점 문제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양 의원은 “중국산 저가 단말기 때문에 세계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만 고가 단말기 비중이 높다”며 “단말기 자급제를 확대하고 다양한 사업자가 진입하도록 해서 활발한 가격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또 “중저가 단말기 쿼터제를 도입해 저가 단말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저가 단말기 쿼터제는 제조사들이 중저가 단말기를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 출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