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간의 비트코인 가격 변동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지난 일주일 간의 비트코인 가격 변동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코로나19 이후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며 한 때 4만 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이 최근 들어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2017년 말과 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3.71% 오른 3만75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일 4만 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12일 한때 3만569달러까지 하락해 무려 1만 달러의 낙폭을 기록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포가 확산될 즈음 비트코인은 다시 반등을 시작해 현재는 3만70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2000억 달러 이상 변동할 정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 일각에서는 2017년과 같은 폭락장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17년 말 비트코인은 2만 달러에 근접할 정도로 폭등세를 보이다 급락한 뒤, 2018년 초 잠시 반등한 후 긴 하락기에 들어서야 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는,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와 2017년의 차이점으로 부각됐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증권가 보고서들을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점을 상승 요인으로 지목하며 비트코인의 주도권이 개인에서 기관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와 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의 제프 커리 원자재 리서치부문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안정화되려면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늘어나야 하는데, 현재는 비중이 작은 편”이라며 “비트코인에 투자된 600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중 기관투자자의 비중은 대략 1% 정도”라고 말했다. 

물론 전통적인 금융사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못했던 2017년에 비해서는 이 정도 수치도 상승한 것일 수 있지만, 기관투자자가 현재의 상승장을 주도한다고 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디지털 달러’로 불리는 ‘테더(USDT)’에 대한 소송 건도 비트코인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악재 중 하나다. 테더는 미국 달러와 1대1로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인데, 최근 들어 충분한 예치금 없이 계속 코인을 발행하며 시장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뉴욕검찰청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테더의 모기업인 아이파이넥스는 오는 15일까지 증거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만약 혐의를 벗기에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암호화폐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비관적인 시장 전망으로 유명한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1월 15일이 다가오고 있다. 비트코인 거품이 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테더 이슈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2017년 말과 지금 상황은 다르다며 과도한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나는 지금이 2017년 11월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최근의 가격 조정이 상승 동력을 약화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나 자산운용사 빌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사고 싶어한다. 아직 재원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비트코인이 하드 애셋(실물자산)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하락세는 길어지지 않을 것이며 3만 달러선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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