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 기간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던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거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지난달 26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다녀간 사람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데 따른 조치다.

4일 오전 9시 50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10월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층 로비, 출입구 야외 취재진·방문자는 가까운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받으시기 바랍니다"라고 공지했다.

당시 이곳에는 이 회장 장례를 지켜보기 위해 취재진이 모였고, 정·재계 인사와 문화·체육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이 회장 빈소를 찾은 인사 대다수는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게 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코로나19 검사 대상”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서울 마포구에서 검사를 받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가 지난달 26일 이 회장 빈소에 조문을 갔는데, 그날 빈소를 방문한 사람 중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가 나와 검사를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자발적으로 격리에 들어갔다. 당시 원 지사와 함께 이 회장 빈소를 찾은 제주도 서울본부 직원 1명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격리에 들어갔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도 조문한 사실이 확인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달 26일 이 회장의 빈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4일 이들이 참석 중이던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가 조기 산회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4일 "이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다녀간 취재 기자 1명이 이달 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확진자는 26일 이 회장 장례식장을 찾았고 다음날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방대본은 해당 기자와 26일 함께 식사한 동료 3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했다. 이들 중에서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