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삼성카드와 KB카드의 2위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의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 중 올해 2분기 개인·법인 신용판매액 기준 점유율(기업구매 제외)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카드(21.33%)였으며, 그 뒤는 삼성카드(18.16%), KB국민카드(17.92%), 현대카드(16.60%) 등의 순이었다.

특히, 2위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삼성카드와 국민카드의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1분기 17.67%의 점유율을 기록해, KB국민카드(17.71%)에 0.04%p의 근소한 차이로 2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KB국민카드가 삼성카드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한 것은 2011년 분사 이래 처음이다. 

국민카드가 1분기 삼성카드를 역전한 것은 이변이 아니다. 2018년 이동철 대표 취임 이후 국민카드 점유율은 당해 1분기 16.5%에서 올해 2분기 17.92%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삼성카드와의 점유율 차이도 2018년 2분기 기준 2.27%p에서 올해 1분기 –0.04%p로 완전히 좁혀졌다.

국민카드 약진의 배경에는 중금리 대출 및 할부금융 등 사업다각화 노력과 회원 기반 및 법인영업 확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놓여있다. 특히 국민카드의 법인 대상 신용판매 취급액은 2018년 1분기 2.7조원에서 올해 2분기 3.8조원까지 꾸준히 성장해왔다. 

비록 카드 시장에서 법인매출 비중이 개인매출보다 작다고 해도 이 같은 빠른 성장세는 국민카드의 1분기 역전극의 밑거름이 됐다. 게다가 같은 기간 개인 취급액도 17.5조원에서 21.4조원으로 성장해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지켜온 삼성카드로서는 1분기 역전으로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2분기 들어 재역전으로 2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크게 줄어든 법인 매출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1분기 5.8조원으로 1위를 차지했던 삼성카드의 법인 취급액은 지난 1분기 3.7조원까지 급락했다가 올해 2분기 기준 4.2조원으로 소폭 회복했다. 한때 국민카드의 두 배가 넘었던 ‘법카’ 매출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향후 2위 수성을 보장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치열한 2위 경쟁의 시너지 효과로 2위 그룹의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1위 신한카드와의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1분기 기준 신한카드와 삼성·국민·현대카드의 점유율 격차는 각각 4.34%p, 6.03%p, 6.20%p였으나, 올해 2분기 들어 3.16%p, 3.41%p, 4.73%p까지 좁혀졌다.  

실제 22%를 넘어섰던 신한카드 점유율은 완만히 하락해 현재 21.33%까지 내려온 반면, 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여기에 삼성카드 점유율이 정체되면서, 2위 그룹이 나란히 서서 신한을 바짝 추격하는 형세를 이루게 됐다.

2위 경쟁 격화와 함께 1~2위 그룹간 격차가 좁혀지면서 각 카드사 수장들의 고민도 점차 깊어지게 됐다. 특히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의 경우 올해 3월 취임하자마자 국민카드에 점유율을 역전당했다는 점에서 2위 수성을 위한 전략 수립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철 국민카드 대표는 꾸준한 점유율 향상으로 사실상 삼성카드와 공동 2위 자리까지 올라서 오히려 임기가 많이 남아있는 김 대표보다 마음이 편한 상황이다.

특히 카드업계의 수수료 수익이 감소 추세인 상황에서 삼성카드와 국민카드가 서로 다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은 2위 경쟁의 관전 포인트다. 국민카드의 경우 자동차 할부금융 비중을 높이고 간편결제서비스 ‘KB페이’ 출시를 예고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수익을 높이려 시도하고 있다. 반면, 삼성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 2위 자리를 국민카드에 넘겨주는 등 사업다각화보다는 오히려 비용절감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2위 쟁탈전에 나선 두 라이벌 중 누가 웃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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