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우리나무 찾기] 산겨릅나무 3형제의 빛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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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우리나무 찾기] 산겨릅나무 3형제의 빛깔
  • 임효인 박사
  • 승인 2020.10.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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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겨릅나무 단풍과 열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겨릅나무 단풍과 열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아침과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가을이 다가왔다.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다. 울긋불긋 단풍이 산의 나무들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황홀하다. 우리나라 산림의 사계절은 모두 아름답지만, 오색 빛깔을 띠는 가을이 가장 매력적인 시기가 아닐까 싶다. 가을 산을 물들이는 단풍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고 다양한 모양과 빛깔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단풍나무와 비슷한 나무가 10여종에 이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단풍나무 중 오늘 소개할 나무는 잎이 널찍한 불가사리 모양으로 노란색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산겨릅나무이다.

산겨릅나무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겨릅나무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필자가 대학생 시절 만난 산겨릅나무는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강원도 태백산 당골에서 정상을 향해 계곡 길을 따라 올라가던 중 단풍나무와 비슷하지만, 오각형으로 넓고 예쁜 모양의 잎을 가진 나무를 보게 되었다. 이제까지 보던 단풍나무는 잎이 손가락 모양으로 깊숙이 갈라진 모양이었는데, 이 나무는 큰 오각형 모양의 잎에 뿔이 돋아있는 듯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가지가 갈색을 띠는 단풍나무와는 달리 어린 나뭇가지가 포스터물감을 칠해 놓은 듯 진한 녹색으로 매우 멋진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그 나무가 바로 산겨릅나무였다.

산겨릅나무 나무껍질.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겨릅나무 나무껍질.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겨릅나무는 멋진 모습뿐만 아니라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지방간, 간염, 간암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나무를 통째로 베어 그루터기만 남기는 등 불법 채취로 인해 산겨릅나무가 훼손되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으면서 소멸 위협에 처한 산겨릅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우리나라 전국 산겨릅나무들의 유전다양성을 분석하여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체계적인 보존과 더불어 생물 주권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최근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세계 최초로 산겨릅나무의 엽록체 DNA 유전자 지도를 해독하여 과학적인 보존방안 모색과 지속 가능한 이용 기반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닥나무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시닥나무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또한, 산겨릅나무와 마찬가지로 가을 산을 물들이는 나무로 시닥나무가 있다. 시닥나무는 가을 산을 빨갛게 물들이는 대표적인 단풍나무 종류로 단풍이 든 잎뿐만 아니라 어린 가지도 붉은빛을 띠고 있어 산겨릅나무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색깔을 뽐내는 나무이다. 시닥나무의 잎은 단풍나무와 같이 깊게 갈라진 손바닥 모양이다. 시닥나무의 또 다른 매력은 꽃의 모양에 있다. 대부분의 단풍나무 종류는 꽃잎이 두드러지지 않고 암술과 수술만 보이는 수수한 모습의 꽃을 가지고 있지만, 시닥나무는 아담하면서 바람개비 모양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꽃을 가지고 있다.

시닥나무 어린가지.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시닥나무 어린가지.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청시닥나무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청시닥나무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또 가을 산을 물들이는 단풍나무 종류로는 청시닥나무가 있다. 청시닥나무의 이름은 시닥나무에 비해 나뭇가지가 청색을 띤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잎의 모양은 시닥나무와 매우 유사하지만, 가지가 보통 녹색 빛을 띠고 잎의 끝까지 톱니가 발달하는 시닥나무와 달리 잎의 끝부분에 톱니 모양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청시닥나무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청시닥나무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시닥나무 잎(좌)과 청시닥나무 잎(우) 비교.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시닥나무 잎(좌)과 청시닥나무 잎(우) 비교.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청시닥나무 나무껍질.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청시닥나무 나무껍질.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겨릅나무, 시닥나무, 청시닥나무는 강원도 지역에서 주로 만날 수 있는 우리나라 토종 단풍나무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단풍나무는 아니지만 색다른 매력으로 가을 산을 수놓는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무르익는 가을 숲속에서 형형색색의 잎과 줄기를 가진 단풍나무들을 만난다면 우리나라의 산림을 아름답게 지켜주는 소중한 산겨릅나무 3형제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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